정통센터 부럽지 않은 장신포워드 군단. 고양 오리온의 힘이다.
고양 오리온은 25일 오후 7시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전주 KCC를 94-86으로 눌렀다. 3승 1패의 오리온은 27일 전주에서 열리는 5차전서 1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시리즈의 관건은 KCC 장신센터 하승진(31, 221cm)의 봉쇄에 있었다. 이승현이 육탄방어를 통해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승현이 40분 내내 뛸 수 없는 노릇이다. 장재석과 최진수는 벤치에서 나와 팀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차전에서 이승현은 하승진을 막다 1쿼터에만 3파울을 범했다. 대위기였다. 추일승 감독은 장재석과 최진수를 동시기용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성공이었다. 이승현보다는 힘에 부쳤지만 장재석은 그런대로 하승진을 잘 상대했다. 적어도 하승진이 골밑에서 마음껏 활개치지 못했다.
최진수도 203cm의 신장과 긴 팔을 활용해 공격리바운드를 잘 잡아냈다. 최진수는 4차전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3점슛을 꽂았다. 4쿼터 막판에는 승리를 자축하는 투핸드 리버스 덩크슛까지 작렬했다. 고양체육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장신포워드인 두 선수의 존재로 오리온은 KCC와의 리바운드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 4차전서 오리온은 33-28로 리바운드를 앞섰다. 공격리바운드가 11개나 되는 것이 인상적인 대목.
경기 후 추일승 감독은 “장재석이 이승현 공백을 잘 메웠다”고 칭찬했다. 장재석은 “분위기 싸움에서 실수 하나가 승패를 좌지우지한다. 슛 하나 수비 하나에 정규시즌 때보다 집중력 있게 한다. 챔프전에서 1분 1초를 뛰는 것이 첫 경험이다.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옆에서 듣던 고참 김동욱은 “재석이가 자기는 항상 큰 경기에 강하다고 말하고 다닌다”고 폭로했다. 장재석은 “빅타임 플레이어라고 한다. 큰 경기에서 항상 잘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이승현은 “우리가 신장이 고르게 크다. 4명이 리바운드 참가 시 KCC 앞선이 더 불리하다. 김동욱, 최진수 형들이 리바운드에 참가해서 공격리바운드를 따낸다. 공격리바운드 하나를 잡으면 4점이라고 배웠다. 공격을 한 번 더 시도할 수 있다. 점수 차를 벌리느냐 좁히느냐 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장신포워드 최진수와 장재석이 벤치에 있기에 주전들은 더 든든하다. 추일승 감독은 “재석이나 진수가 자신감에 차 있다. 재석이가 정규리그보다 기록이 올라온다. 큰 경기서 위축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잘해줬다”며 칭찬이 자자했다.
오리온의 우승이 바로 코앞까지 온 모양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