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넥센 불펜의 '키다리 아저씨' 꿈꾸는 정회찬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3.26 07: 22

넥센 히어로즈는 그동안 화려했던 필승조를 모두 이탈시키고 올 시즌을 시작하지만, 그 빈 자리를 메워줄 불펜 투수들을 하나둘씩 만들어가고 있다.
올 시즌 필승조로 떠오른 2년차 투수 김택형이 있고 돌아온 '형들'인 이보근, 오재영도 불펜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스프링캠프 때부터 큰 기대를 받는 우완 투수 정회찬이 있다. 올해 한국나이로 29살인 그는 조금 늦은 시기지만 1군의 깜짝 스타가 될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2010년 넥센에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지명된 정회찬은 2011년 말 경찰청에 입대한 뒤 2014시즌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지난해에는 1경기 등판해 1이닝 1피홈런 1실점을 기록했다. 그동안 보여준 성적은 없지만 194cm 105kg의 큰 체격 조건에서 나오는 가능성을 보고 코칭스태프가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시켰다.

정회찬은 기대에 보답하듯 오키나와 연습경기부터 5이닝 6피안타 2탈삼진 1사사구 1실점 평균자책점 1.80으로 호투했고 이번 시범경기에도 8경기에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8탈삼진 1사사구 2실점 평균자책점 2.57로 제몫을 하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 24일 "정회찬은 구위가 점점 좋아지고 있어 웬만하면 1군 붙박이로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회찬은 지난해 8월 퓨처스에서 입은 비골 골절 부상 때문에 마무리 캠프를 가지 못했지만 대신 최상덕, 정재복 코치와 함께 포크볼을 연마했다. 140km 중반대의 직구와 주무기인 슬라이더에 포크볼을 익힌 정회찬은 '넥센의 조무근'처럼 되기를 기대받고 있기도 하다. 큰 키에서 힘있는 직구와 떨어지는 변화구라면 1이닝 정도는 막아줄 구위가 된다.
24일 만난 정회찬은 "사실 스프링캠프에 포함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던질 수 있다는 것이 매일 행복하다. 처음에는 오키나와 캠프가 목표였고 다음에는 시범경기, 다음에는 개막 엔트리 포함 등 계속 눈앞의 목표만 보고 나아가고 있다"고 최근 근황을 밝혔다.
그는 "원래 제 공의 각을 몰랐는데 시범경기 영상을 다시 찾아보면서 꽤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됐다.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좋은 결과가 계속 나오다보니 자신감도 생겼다. 불펜이 비면서 기회가 더 생길 것 같은데 무조건 1군에서 몇 경기라도 더 등판하는 것이다. 좋은 타자들을 많이 상대해보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정회찬이 불펜에서 계속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간다면 넥센은 큰 키에서 찍어내리는 유형의 투수를 갖출 수 있다. "아직 시범경기인데도 실제 경기에서 던지는 것처럼 던지고 있다"는 정회찬이 '쇼케이스'를 마치고 실전 시즌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 해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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