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마리몬, 두 얼굴의 피칭… 진짜 모습은?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3.26 05: 59

피노, 2경기 연속 대량 실점
마리몬, 이닝 마다 기복 피칭
극과 극의 피칭을 보이고 있는 kt 위즈 외국인 투수 요한 피노(33)와 슈가 레이 마리몬(28)의 정규시즌 모습은 어떨까.

올 시즌 kt 선발진에는 물음표가 붙어있다. 이번 시즌까지 외국인 투수 3명을 쓸 수 있는 특혜가 주어져 타 구단에 비해 유리하다. 하지만 아직 외국인 투수들의 100% 전력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KBO리그 3년 차를 맞이하는 트래비스 밴와트(30)만이 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미 검증을 마친 만큼 안정적인 피칭이 돋보였다.
반면 피노와 마리몬은 경기마다 기복을 보이고 있다. 피노는 시범경기 3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8.16을 기록 중이다. 14⅓이닝 동안 26피안타를 기록했다. 첫 등판(9일 수원 두산전)에선 5이닝 1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그러나 이후 2경기서 각각 4⅓이닝 5실점, 5이닝 8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은 “시범경기에 맞는 건 괜찮다. 본인이 먼저 여러 가지를 시험해본다고 말을 했다”라고 개의치 않았다. 피노의 공을 받은 포수 김종민도 “스프링캠프에선 처음 던지니까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던진 것 같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선 변화구를 던져야 하는 타이밍에서도 직구를 시험하는 등 다른 모습이다. 제구가 좋고 경기 운영이 워낙 뛰어난 선수다”라고 말했다.
볼넷이 적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14⅓이닝을 던지면서 4사사구(3볼넷)를 기록했다. 제구 난조로 위기를 자초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스트라이크존에 정직하게 공을 던지다 맞는 경우가 많았다. 피노는 기교파 투수에 가깝기 때문에 제구가 중요하다. 정규시즌에서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노리는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마리몬도 아직은 베일에 쌓여있다. 조 감독은 “볼에 힘은 있다. 문제는 제구력이다. 변화구 구사가 포인트다”라면서 “좋을 때는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고 슬라이더도 스피드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15일 수원 삼성전에서 4이닝 1실점의 기록. 제구나 경기 운영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두 번째 등판이었던 20일 마산 NC전에선 제구 난조를 보였다. 5회에만 볼넷 4개를 허용하면서 흔들렸다. 5이닝 6실점했고, 볼넷은 모두 5개를 내줬다. 역시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25일 대전 한화전도 마찬가지의 결과였다. 1회에만 4피안타(1피홈런) 2볼넷의 기록. 하지만 2회부터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이후 1개의 볼넷을 더 내줬지만 날카롭게 떨어지는 변화구는 인상적이었다.
매 경기 뿐만 아니라 이닝 마다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이다. 만약 이게 적응의 과정이라면 나쁘지 않다. 구위도 괜찮다. 25일 경기서 최고 구속 149km의 패스트볼을 던졌고, 투심 패스트볼까지 섞었다. 조 감독의 기대대로 정규시즌에서 변화구 제구만 된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 과연 두 얼굴의 피칭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투수들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지 관심이 모인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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