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승부를 뛰어넘은 감동이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故 요한 크루이프를 추모하기 위해 하나가 됐다.
프랑스 축구대표팀은 26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A매치 친선전에서 네덜란드를 3-2로 이겼다. 프랑스는 후반 43분 마투이디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렸다.
승패보다 크루이프에 대한 추모행사가 더 주목을 끌었다. 폐암으로 투병 중이던 크루이프는 지난 24일 향년 68세로 생을 마감했다. 네덜란드가 낳은 최고의 축구스타를 기리기 위해 국적에 상관없이 선수들이 마음을 모았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전 1분만 묵념에 동참했다. 관중들은 크루이프의 등번호 14번을 기리며 전반 14분까지 침묵을 지켰다. 전반 14분 경기가 잠시 중단되자 관중석에서 크루이프의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양 팀 선수들이 승부를 잠시 잊고 기립박수를 치는 모습은 감동을 자아냈다.

이날 네덜란드 선수들은 유니폼 오른쪽 소매에 크루이프의 등번호 14번을 새기고 나왔다. 누구도 14번을 달고 뛰지 않았다. 프랑스 선수들도 존경의 표시를 했다. 지루는 전반 13분 골을 넣은 뒤 하늘을 가리키는 제스처를 취했다. 공교롭게 14번을 달고 뛰는 마투이디가 후반 43분 극적인 결승골을 선사했다. 비록 네덜란드가 졌지만, 크루이프를 통해 두 국가는 하나가 됐다.
마이클 반 프락 네덜란드 축구협회장은 암스테르담 아레나를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로 명칭을 변경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크루이프는 네덜란드가 낳은 최고의 축구스타다. 우리 구장을 그의 이름으로 바꾸는 것은 최고의 추모”라고 밝혔다. 그만큼 크루이프는 네덜란드는 물론 현대축구사에 큰 획을 그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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