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의 계획이 완벽히 박살났다. 전태풍(전주 KCC)의 3점포가 기점이었다.
오리온이 유리해 보였다. 모든 것이 그랬다. 3연승으로 완전히 상승세에 돌입한 상황, 그리고 KCC의 모든 장점을 봉쇄하는 단단한 수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KCC는 1차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오리온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당연히 5차전의 초점도 수비였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경기 전 "전반부터 수비에 비중을 많이 두는 운영을 하려고 한다. 우리가 흔들리지 않으면 스스로 안 무너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꼬였다. KCC의 약점으로 지적된 외곽포가 터졌기 때문이다. 전태풍의 과감한 3점포는 KCC의 공격을 알렸다. 시작만 알린 게 아니다. 전태풍은 1쿼터에만 3점슛 2개를 넣었다. 외곽에서 효과를 보기 위해 투입한 김지후에게도 기회가 생겼고, 김지후도 1개를 넣었다. 오리온은 흔들렸다.
전태풍이 외곽에서만 빛난 건 아니다. 전태풍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전태풍의 활약에 오리온의 수비도 흔들거렸다. 하승진과 안드레 에밋을 집중 견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외곽까지 신경을 써야 하니 당연했다.
KCC는 1쿼터의 리드를 바탕으로 4쿼터에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전태풍의 전반전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결과다. 전태풍은 이날 3점슛 3개를 포함해 20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하며 KCC의 94-88 승리를 이끌었다. 덕분에 KCC는 챔피언결정전 전적 2승 3패로 기사회생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