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는 역시 역시다. NC 타선이 역시 무섭다는 것을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다.
지난해 MVP를 차지한 에릭 테임즈가 시범경기에서 극도로 부진해도 별로 티가 안 난다. 기동력, 중심타선의 장타력, 상하위 타순의 짜임새 등 모든 면에서 최고라고 평가받는 NC 타선이기 때문이다.
NC는 시범경기 초반만 하더라도 4연패에 빠졌고, 투수진은 물론 장점인 타선도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시범경기를 치를수록, 다가오는 개막전에 맞춰서 공룡 타선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중반 두산과의 2연전에서 19득점을 폭발시키며 전환점을 이뤘고, 마지막 4연승은 타선이 연일 뜨거웠다.

그런데 테임즈의 방망이는 끝까지 침묵, 사실상 중심타선에 별로 기여한 것이 없는데도 NC 타선은 그의 부진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더 무섭다. 테임즈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1할5푼8리(38타수 6안타)에 그쳤다. 장타율은 타율이라고 해도 민망한 고작 2할1푼1리였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고, 장타라곤 3루타 한 개. 존재감이 없었다. 삼진은 8개를 당했고, 그나마 4사구 10개(몸에 맞는볼 4개)를 얻었다.
하지만 테임즈 앞뒤로 있는 나성범-박석민-이호준의 활약에 그의 부진이 오롯이 가려졌다. 나성범은 시범경기에서 홈런 3방과 타율 3할2푼7리(55타수 18안타, 장타율 0.545), 박석민은 타율 4할2푼9리(42타수 18안타, 장타율 0.667) 3홈런을 기록했다. 베테랑 이호준도 타율 3할1푼3리(48타수 15안타, 장타율 0.604) 4홈런으로 중심타선 뒤를 받쳤다.
테임즈의 무홈런에도 NC 중심타선은 10홈런을 합작했다. 시범경기에서 웬만한 팀들의 팀 홈런과 비슷하다. 넥센 9홈런, SK 10홈런이었다.
이처럼 '나-테-박-이' 4명의 중심타선 중 한 사람이 부진해도 다른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터지기에 별로 티가 나지 않는 것이다. 4명이 동시 폭발하면 가공할 위력이겠지만, 4명 중 절반이 돌아가면서 터져도 다른 팀의 클린업 트리오 못지 않은 선수 구성 덕분이다.
NC 관계자는 시범경기의 테임즈 부진을 두고 "조금 타격감이 안 좋은데 시범경기에서 무리할 필요도 없다. 워낙 자기 관리와 훈련에 성실해 크게 걱정하지도 않는다"며 "시즌에 들어가서 서서히 끌어올려 다른 선수들의 페이스가 떨어질 때 중심타자 노릇을 하면 팀 전체로는 좋다"고 말했다.
테이블세터인 박민우와 김종호(때로는 이종욱, 김성욱)의 출루에 성공, 중심타선 앞에 찬스가 만들어지면 상대 투수는 갑갑하다. 한 야구인은 "NC 중심타선에 찬스가 걸리면 3~4점은 단번에 뽑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끌려가는 경기를 빅이닝으로 뒤집을 능력이 있다. 시범경기이지만 두산전에서 0-8로 뒤진 경기를 11-8로 역전시키기도 했다. 역전극 중심엔 중심타선의 홈런포(박석민)가 시발점이었다.
27일 마지막 시범경기 넥센전에서도 1회 나성범이 선제 솔로 아치로 기선을 제압했고, 이호준은 7회 솔로포로 쐐기를 박았다. 전날 26일 넥센전에서 1회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박석민은 이날 2안타를 보탰다. 테임즈가 굳이 뭔가 보여줄 필요도 없었다.
중심타순 외에도 하위타순의 이종욱, 김태군, 백업 지석훈과 김성욱까지 돌아가면서 제 몫을 한다. 주전의 큰 부상이 없다면 시즌 내내 NC 타선은 뜨거운 화력쇼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