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해결책이 나올까. 도박 혐의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삼성의 윤성환(35)과 안지만(33)의 거취 문제다.
27일로 시범경기 일정이 끝났지만 윤성환과 안지만은 끝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임창용, 오승환과 함께 불법 도박 파문에 휩싸였던 윤성환, 안지만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올해 시범경기까지 어떠한 실전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스프링캠프에는 정상적으로 참가해 시즌을 준비해왔다. 혐의는 받고 있지만,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에 시즌 준비는 해왔다. 캠프에서 훈련을 했지만, 연습경기에는 등판하지 않았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구단과 선수가 알아서 자숙한 것이다. 그만큼 여론이 싸늘하기도 했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이제는 5개월이 지났다. 개막전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두 선수를 둘러싼 상황은 지난해 10월 그대로 멈춰있다.
시범경기를 치르며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결단을 내리려 했으나 무산됐다. 시범경기에 두 선수의 출장을 계획했던 류 감독은 지난 18일 프런트와 교감을 나눈 후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물러섰다. 시범경기 기간에 윤성환과 안지만은 경산볼파크에서 2군과 함께 훈련했다.
지난 21일 이들의 거취에 변화가 엿보이기도 했다.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두 선수의 수사 보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핵심 피의자를 검거하지 못해 선수 보호를 위해 참고인 중지로 사법처리를 보류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지방경찰청장의 발언 이후 수사와 관련된 경찰의 공식 발표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경찰의 수사 보류가 공식 발표된다면, 구단에서도 두 선수에 대한 족쇄를 풀겠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 당사자는 물론 지켜보는 이들도 지친다. 구단 프런트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선수를 향한 비난은 갈수록 쌓이고 있다. 죄가 있다면 정당한 처벌을 받고 죗값을 치르면 된다. 함께 도박 혐의에 올랐던 오승환과 임창용은 지난해 12월 벌금 7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이후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서 뛰고 있고, 임창용은 벌써 면죄부를 받은 분위기다. 어떠한 범법 행위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윤성환과 안지만은 오히려 여론 재판으로 범죄자 이상의 취급을 받고 있다.
팬들은 윤성환과 안지만을 혐의 자체만으로 비난할 수는 있다. 그동안 응원한 것에 배신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팬들 입장에선 그렇다. 하지만 혐의만으로 선수 생명을 중단시키거나 강제 자숙을 강요할 수는 없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등록한 후보자 10명 중 4명꼴로 전과 기록이 있다고 한다. 유권자들은 그들의 전과 이력을 비난하고 표를 찍지 않을 수는 있지만, 후보 자격 자체를 박탈할 수는 없지 않은가.
삼성의 전력 구상이나 개막전 엔트리는 둘째 문제다. 5개월 넘게 질질 끌고 있다. 그렇다고 자숙의 기간이 명시된 것도 아니다. 삼성 구단도 더 이상 경찰 발표만 기다려선 안 된다. 구단의 방침을 정하고,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 뒤에 판단하면 된다. 말로만 '무죄추정의 원칙'을 언급할 것이 아니라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일례로 '혐의만으로도 프로야구선수로서 품위를 훼손시켰다. 구단 자체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리겠다'고 할 수 있다. 또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적절한 징계를 논의하고 일단은 출장시키겠다'고 할 수도 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 이후 시범경기까지 자숙했으니 개막전부터 합류시킨다'고도 할 수 있다. 여론 눈치만 살필 것이 아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경찰이 어떻게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삼성 구단과 KBO가 결과에 따라 징계가 필요하다면 징계하고 두 선수의 향후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프로야구를 향한 팬들의 관심이 사그라질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