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평준화로 상대전적 더욱 혼전 예상
천적 없이 고른 승률이 상위권 지름길
누구에게나 천적은 있다. 하지만 천적을 만들지 않고 누군가의 천적이 되어야만 우승이라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 전력 평준화가 이뤄지며 물고 물리는 각 팀 간의 먹이사슬도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일 개막되는 KBO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각 팀의 전력 차가 많이 줄어 재미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FA 시장만 보더라도 정우람(한화), 유한준(kt) 등 지난해 5강에 들었던 팀에 속했던 선수들이 6위 이하의 순위로 시즌을 마친 팀을 택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서 쉬운 팀은 모두 사라졌다. 1군에서 첫 시즌을 보낸 kt는 지난해 승률이 3할6푼4리(52승 1무 91패)에 그쳤지만,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경기력이 좋았다. 또한 후반기에 보여준 모습에 유한준, 이진영이 추가되어 더욱 전력을 강화했다. 반대로 상위권 팀들 중 삼성은 박석민(NC)의 FA 이적, 두산은 김현수(볼티모어), 넥센은 박병호(미네소타)의 메이저리그 진출 등 전력 누수가 있어 자연스럽게 전력이 평준화됐다.
이제 중요한 것은 각 팀 사이의 천적 관계다. 특정 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만큼 순위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반대로 우승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2~3팀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률을 보이고 나머지 팀들을 만나서도 최소 5할 언저리의 승률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쉬운 말은 아니다.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88승 56패로 5할 승률+32승을 해낸 삼성도 상대전적에서 밀리는 일이 있었다. 한화에 6승 10패를 거둔 것. 그리고 KIA전에서도 8승 8패로 우위를 점하지는 못했다. 선동렬 감독이 KIA에 있던 시절에는 삼성이 KIA를 압도했으나 김기태 감독 부임 이후 대등해졌다. 삼성은 나머지 7개 팀을 상대로는 승률 6할6푼1리로 시즌 승률인 6할1푼1리보다 훨씬 강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 NC의 성적에도 미스테리한 구석은 있었다. 넥센전에서 13승 3패로 극강의 경기력을 보인 것은 5할9푼6리라는 높은 승률을 올린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9위였던 LG와의 맞대결에서는 5승 1무 10패로 열세였다. 반면 NC에 철저히 당한 4위 넥센은 '엘넥라시코'에서 10승 6패로 손해를 만회했다. 정리하면 NC와 넥센, LG는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였다.
우승팀 두산은 정규시즌엔 3위였지만 삼성전에서만 5승 11패로 밀렸을 뿐 나머지 8개 팀 상대 승률은 모두 최소 5할이었다. 7위 KIA는 흥미롭게도 5강에 포함된 몇몇 팀들을 상대로도 선전했다. NC에 5승 11패로 약하고 넥센에 4승 12패로 당하기는 했지만 삼성, 두산전에서는 각각 8승 8패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5위 SK에는 10승 6패로 앞섰다.
최하위 kt는 대체로 전력에 맞는 상대전적을 보였다. 삼성, NC, 두산, 넥센과의 경기에서는 각각 3승 13패, 5승 1무 10패, 4승 12패, 5승 11패로 뒤졌다. 중위권인 SK, 한화, KIA와 펼친 맞대결은 모두 7승 9패로 끝났다. 상위권에 비해 중위권 팀과 대결하면 승률이 조금 괜찮아졌다. 바로 윗단계에 있던 LG전에서는 8승 8패로 잘 싸웠다.
이번 시즌 역시 이러한 각 팀 사이 힘의 불균형은 있을 수밖에 없다. 단지 그 차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에 따라 순위가 결정될 것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