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막판 부상에도 오히려 긍정
책임감까지 더한 토종 에이스로 거듭나
개막을 앞둔 시범경기 마지막 날에 불의의 부상을 당했지만 여유가 있다. 유희관(30, 두산 베어스)의 장점 중 하나는 긍정적인 마인드다.

유희관은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타구에 왼쪽 종아리를 맞았다. 하지만 28일 서울 한남동의 블루스퀘어에서 있었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참석했다. 걱정할 만큼 그리 큰 부상은 아니라는 것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날 본 행사 전에 있었던 사전 인터뷰 시간에 만난 유희관은 “다리 상황은 봐야 한다. 부은 것이 빠져야 운동을 할 수 있다. 지금은 어떻다고 얘기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라면서도 “오히려 정규시즌에 다치는 것보단 지금 부상을 당한 것을 고맙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더 조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시범경기 성적은 2승 1패, 평균자책점 5.29로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나 걱정하지는 않는다. “원래 시범경기엔 안 좋아서 신경 쓰지 않는다. 마지막 경기엔 시즌이라는 생각으로 집중했다. LG와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해서 집중력도 좋았던 것 같다”는 것이 유희관의 설명이다. 27일 잠실 LG전에서는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기 전까지 5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했고, 승리투수도 그의 몫이었다.
완벽한 회복을 위해 시즌 초 로테이션 1~2번 정도를 거를 수도 있냐는 질문에는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처음부터 로테이션을 거르고 싶은 마음은 없다. 조금이라도 참고 뛰고 싶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방해되는 것이 아니라면 나가고 싶은 생각이다”라고 솔직히 이야기했다. 긍정적인 면과 더불어 장원준과 강한 토종 원투펀치를 이루는 마운드 주축으로서 책임감까지 보여준 것이다.
이번에는 가을에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유희관은 “(2015 시즌 우승 후) 윗옷을 벗었으니 이번엔 바지라도 벗으라고 하는데, 두산 팬들이 준우승하길 바라기는 처음이라고 하더라. 올해는 중간에 못하더라도 마지막에 임팩트 있게 하고 싶다”며 지난해 포스트시즌 부진을 만회하고 올해는 화려한 가을을 보내겠다는 속마음을 표현했다. 이 역시 팀의 목표인 한국시리즈 2연패와 관련 있다.
모두가 우승후보로 꼽는 NC가 있지만, 만나기 전부터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게 유희관의 생각이다. 그는 “NC가 우승후보에 다가가는 것 같지만 야구는 해봐야 안다. 전력이 평준화되어 재미있을 것 같다”며 흥미롭다는 반응부터 나타냈다. 유희관이 지난해에 근접한 활약을 보이면 두산도 NC에 크게 뒤질 것은 없다.
유희관은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 기간에 “편견을 많이 깨왔지만, 여전히 편견과 싸우는 선수가 나라고 생각한다. 묵묵히 내 갈 길을 가야 한다”고 진지하게 말한 적이 있다. 공이 느려 금방 난타당할 것이라던 편견은 3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서서히 깨졌다. 지금은 누구도 그의 두 자릿수 승리를 의심하지 않는다. 3년 40승으로 ‘검증된 투수’가 된 유희관은 처음부터 그랬듯 지금도 긍정적이다. 책임감까지 추가되어 더 무서운 토종 에이스가 됐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