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Hybrid)의 사전적 의미는 ‘이종결합’이다. 성질이 다른 두 종이 만나 하나로 되는 게 하이브리다. 이것이 자동차에 쓰이면 두 가지, 성질이 전혀 다른 종류의 엔진이 한 차의 동력장치로 결합 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하이브리드차는 실용성이 최우선이다.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과 결합해 구실 없이 소멸 되는 에너지를 모아 필요한 시점에 꺼내쓰도록 돼 있다. 이 목적의 하이브리드는 대부분 경량 엔진과 결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낭비되는 에너지를 모아 다시 쓴다는 개념은 같지만 쓰이는 용도는 좀 다르다. 내연 기관이 만들어 내는 출력에 더 많은 힘을 보태고자 만들어진 하이브리드다. ‘부잣집 하이브리드’라고나 할까?

인피니티의 ‘Q50S’가 바로 후자에 속한다. 하이브리드의 상식을 깨는 접근 방식이 Q50S에 깔려 있다. Q50S에는 배기량 3,500cc 가솔린 엔진이 엔진룸 한가운데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다. 렉서스 브랜드의 RX450h와 같은 용량의 엔진 구성이다. 대개의 하이브리드가 2000cc 미만의 엔진을 쓰는 것과 차이가 있다.
3.5리터 6기통 가솔린 엔진과 50KW(68ps)의 전기 모터를 결합한 Q50S의 최대 출력은 무려 364마력이나 된다. 가솔린 엔진의 출력만 이미 306마력이다. Q50S의 하이브리드는 그래서 ‘부잣집 하이브리드’다.
물론 손실도 있다. 뒷좌석과 트렁크 사이에 배터리를 배치하다보니 트렁크 공간이 많이 줄었다. 트렁크 활용도가 높은 운전자라면 가끔 한숨짓는 일이 생길수도 있다.

‘Q50S’라는 이름에 붙은 ’S’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일반적이라면 ‘H’가 붙었을 터이지만 ‘부잣집 하이브리드’에는 ‘스포츠’ ‘스페셜’ ‘슈퍼’의 의미가 숨어 있는 ’S’를 달았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인피니티는 ‘하이브리드’에 색다른 정의 하나를 붙였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하이브리드’다.
인피니티는 이 새로운 개념을 ‘다이렉트 리스폰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 부른다. 플래그십 세단인 Q70에 최초로 탑재 돼 영국 자동차 전문지 ‘카 매거진’이 실시한 400미터 직선 코스 테스트 주행에서 13.9031초를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하이브리드 차’로 기네스북에 등재 됐다. Q50S에도 같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 됐다. ‘다이렉트 리스폰스’는 1개의 모터가 발전기, 스타팅모터, 토크컨버터, 아이들 스톱의 모든 기능을 수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조가 단순하지만 매우 효율적이라는 게 인피니티의 자랑이다.

이 같은 Q50S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때 조심해야 한다. 별 생각 없이 꾹 밟다가는 차가 갑자기 부웅 소리를 내며 튀어 나갈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기둥이 많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배터리 모터 출력만으로도 출력이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부잣집 하이브리드’는 전기 모터의 쓰임새도 약간 다르다. 대개의 하이브리드는 시속 40km 미만의 저속에서 EV 전용 모드가 작동 된다. 그러나 Q50S는 시속 80~100km 사이에서도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시속 80km~100km 구간에서 추가 가속을 할 필요가 없을 때 가볍게 액셀에 발을 올려 놓고 있으면 계기반의 rpm은 제로(0)로 뚝 떨어진다. 물론 그 사이 속도는 그대로 유지 된다.
시속 100km의 타력 주행, 연비를 높이는데 이 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다. 연비라는 게 주행거리 대비 소비 되는 연료를 계산한 개념이다. 거리를 멀리 갈수록, 연료는 덜 소모 될수록 연비가 높아진다. 신호 대기 시 아예 엔진을 정지시키는 차들이 많아지는 이유도 주행 거리는 없는데 연료는 계속 소모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스포츠 세단을 자부하는 Q50S의 복합 공인 연비가 12.6km/l다. 기자가 시승한 Q50S는 300km를 넘게 주행한 뒤 14.4km/l의 연비를 얻었다. 아주 얌전하게 시승하는 기자는 잘 없다.
Q50의 전 트림에 적용 된 전자식 조향장치,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irect Adaptive Steering) 시스템’이 주는 응답성은 확실히 고속 주행 환경에서 Q50S가 추구하는 ‘스포츠 세단’과 잘 어울렸다. 갑자기 속도를 줄이게 되거나 차로를 바꿀 때도 흔들거림 없이 정확한 조향을 가능하게 했다. 앞뒤로 빠듯한 주차공간을 빠져 나올 때는 회전각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는 스탠다드, 스포츠, 스노우, 에코, 퍼스널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스포츠 모드는 다른 모드와의 차이가 몸으로 느껴질 정도로 확실하다. 더블위시본 프론트 서스펜션(Double Wishbone Front Suspension)과 독립식 멀티 링크 리어 서스펜션(Independent Multi-link Rear Suspension)에 가미된 더블 피스톤 쇽 업소버는 주행 안정감을 높여 주는데 기여한다. 다양한 규격의 대한민국 과속 방지턱을 넘는 재주는 구렁이 담 넘듯 능글맞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EV모드 주행이 가능하게 한 것은 귀엽기도 했다.

창문을 내리거나 올릴 때 중간에서 멈추게 할 수가 없다든지, 시동을 걸 때마다 내비게이션을 켜야 하는 것 같은 소소한 불편도 있었지만 스포츠 주행에 맛과 멋에 비하면 무의미하다.
전방에 주행하는 차량은 물론 그 앞 차량의 상대적인 속도와 거리를 감지하고 계산하는 전방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PFCW, Predictive Forward Collision Warning), 의도치 않은 차선 이탈, 미세한 도로 표면, 바람 등 주행 환경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을 때 스티어링 인풋에 따라 아웃풋이 일치하도록 제어해 주행 방향을 바로 잡아주는 액티브 레인 컨트롤(Active Lane Control), 차선을 이탈할 경우 시청각적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차선 이탈 경고(Lane Departure Warning) 시스템, 전 속도 구간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Intelligent Cruise Control), 전방 비상 제동 장치(Forward Emergency Braking), 차간거리 제어 시스템(Distance Control Assist) 등은 드러내지 않고 든든한 믿음을 주는 장치들이다.

Q50S는 에센스와 하이테크 두 가지 트림으로 운용 되며 가격은 각각 5,620만 원, 6,120만 원이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