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프랜차이즈 스타, NC 방출 후 SK 복귀
“몸 상태 OK” 반드시 재기한다 각오
그는 혜성이었다. 그리고 SK 팬들이 처음으로 자부심을 느낄 법한 스타였다. 신인 시즌이었던 2000년 10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듬해에는 220⅔이닝을 던지며 14승을 따냈다. 2004년에는 첫 15승 시즌을 만들었고 그 후로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을 위해 헌신했다.

이승호(35, SK)의 이름 석 자는 그렇게 SK와 동화되고 있었다. 하지만 인연은 잠시 끊겼다. 2011년 시즌이 끝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이승호는 새 도전을 선택했다. 롯데와 4년 계약을 맺었다. 공교롭게도 그는 SK 유니폼을 벗은 후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NC의 특별지명으로 2013년 이적했고 그 후로는 3년간 13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랬던 이승호는 2016년 다시 SK 유니폼을 입고 재기를 꿈꾼다. 지난해 NC에서 방출된 이승호에게 SK가 다시 손을 내밀었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이승호는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라고 떠올리면서 “야구를 더 해보고 싶었다. 아직 마음적으로 은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다시 기회를 준 SK의 호의를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재기한다는 각오다.
플로리다 1차 캠프에 합류했었던 이승호는 오키나와 2차 캠프에는 가지 못했다. 대신 어린 선수들과 섞여 2군 캠프가 열린 대만 타이중으로 갔다. 섭섭하지는 않다고 했다. 오히려 당연한 수순이라며 구단의 선택을 이해했다. 이승호는 “섭섭한 마음은 전혀 없었다. 야구를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내 몸은 내가 잘 안다. 몸이 준비가 너무 안 돼 있었다. 1군에서는 실전을 해야 하는데 그런 상태가 되어 있지 않았다”라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오히려 대만에서 차분히 몸을 끌어올렸고 이제는 서서히 재기의 기지개를 켤 준비를 마치고 있다. 이승호는 “예전만큼의 구위는 아니어도 밸런스를 어느 정도 찾은 것 같다. 예전 모습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라며 대만 캠프의 성과를 설명한 이승호는 “지난 3년간 많이 던지지 않아 몸이나 체력적인 부분은 괜찮다”라며 주위의 우려에 선을 그었다. 오히려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각오다.
조건은 최상이다. 급하게 몰아붙이는 사람도 없고, 이승호도 SK가 친숙하다. 이승호는 “새 팀에 왔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 팀에 계속 있었던 것 같다. 어색한 것도 없다”라고 껄껄 웃으며 “마음적으로 편하게 운동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목표는 올해 1군에 진입해 팀에 보탬이 되며 재기 발판을 마련하는 것. 이승호는 “팀에 보탬이 되려고 왔다. 다시 한 번 재기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이를 악물었다. SK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팬들의 마음속에 다시 들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