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종 은퇴가능성...오리온, 왕조 구축할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4.01 06: 00

프로농구 정상을 차지한 오리온은 과연 왕조를 구축할 수 있을까. 
2015-2016 KCC 프로농구는 고양 오리온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오리온은 KBL 최초로 4연패에 도전했던 모비스를 4강전에서 물리치고 왕관을 넘겨받았다. 우승은 도전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훨씬 어렵다. 프로농구 역사상 챔프전 2연패에 성공한 팀은 현대(98-99)와 모비스(2013-15) 뿐이다. 
오리온 역시 2002년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하고 이듬해 챔프전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잃어버린 15초’ 사건이 터져 아쉽게 2연패에 실패하고 말았다. 한 번 우승을 맛보면 전력을 지키는 것이 더욱 어렵다. 선수들 연봉을 올려주다 보면 샐러리캡을 맞추기 쉽지 않고, 자유계약선수(FA) 보강도 힘들다. 신인선수나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도 후순위로 밀려 전력보강이 쉽지 않다. 모비스의 3연패가 새삼 대단한 이유다. 

과연 오리온은 어떨까. FA로 풀리는 김강선을 제외하면 오리온에 당장의 큰 전력공백은 없을 전망이다. 최진수는 시즌 중 상무에서 전역했다. 장재석과 이승현은 미필이지만 당장 입대계획은 없다. 적어도 다음 시즌까지는 뛴다. 오리온이 2연패에 도전할 전력은 충분하다. 
다만 국내선수들 연봉을 맞춰주기 쉽지 않다. 챔프전에서 MVP를 수상한 이승현은 이에 어울리는 연봉인상이 필수적이다. 김종규가 올 시즌 3년 차에 2억 1875만 원을 받았다. 우승에 결정적 공로를 한 이승현은 이보다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동욱(2억 2천만 원), 새 신랑으로 FA자격을 얻은 허일영(2억 5천만 원), 최진수, 장재석 등 우승에 기여한 고액연봉자들이 수두룩하다. 이들 모두 연봉인상을 시켜줘야 한다. 
지난 시즌 오리온의 최고연봉자는 3억 8500만 원을 받은 문태종이었다. 한국나이로 42세인 문태종은 1년 계약만 맺었기에 다시 FA로 풀렸다. 문태종은 “현재로서 다음 시즌에 돌아올 가능성은 50%다. 가족들과 상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샐러리캡 압박에 시달린 오리온이 문태종을 잡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문태종이 은퇴를 결심한다면 전력에 공백이 생긴다. 이래저래 딜레마다. 
외국선수 애런 헤인즈와 조 잭슨은 추일승 감독이 추구한 ‘포워드 농구’의 핵심이었다. 추 감독은 정통센터를 마다하고 득점력이 뛰어난 헤인즈를 뽑았다. 포워드 농구 완성을 위해 마지막 카드로 가드 조 잭슨을 뽑아 성공했다. 추 감독은 처음부터 우승을 위해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것을 구상했다. 
헤인즈는 우승축하연 자리에서 “난 한국을 사랑한다. 다음 시즌에도 한국에서 뛰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재계약을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2008년부터 한국에서 뛴 KBL 터줏대감 헤인즈가 다른 리그서 뛰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관건은 조 잭슨이다. 멤피스대학을 졸업한 그는 D리그를 거쳐 한국에서 뛰었다. 해외리그는 한국이 처음이었다. 한국의 대우가 좋은 편이었고, 잭슨도 만족했다. 문제는 잭슨이 2라운더라는 점이다. 현행규정상 2라운드에서 뽑힌 외국선수가 재계약을 맺으면 1라운드 출신과 같은 월 3만불에 계약이 가능하다. 다만 1라운드 재계약 선수(월 3만불에서 계약시마다 10% 인상)보다는 적다. 다른 리그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잭슨의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재계약 여부에 대해 잭슨은 “아직 말하기는 이르다. 에이전트와 충분히 상의를 해보겠다. 여러 제의에 대해 검토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제 막 프로생활을 시작한 잭슨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은 연봉이다. 잭슨 정도 실력이라면 유럽 등 타 리그에서 충분히 영입제의를 할 수 있다. 다음 시즌에도 잭슨이 오리온에 남는다는 보장은 할 수 없는 상태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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