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내 임무, 경기 후반 타점”
“잠실구장 크지만 스윙 짧게 할 생각 없어”
벌써 일 년이 지났다. 작년 이 맘 예상치 못했던 콜업과 함께 시범경기 홈런포로 개막전 엔트리에 올랐다. 처음 경험한 1군 무대서 흔들리기도 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구단은 팀의 미래를 책임질 대형 내야수로 판단, 꾸준히 경험을 쌓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LG 트윈스 신예 내야수 양석환(25)이 1군 무대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양석환은 지난달 31일 발표된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다. 2015시즌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에 나서게 된 것. 양석환은 “참 시간이 빠르다. 작년 시범경기서 홈런치고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간 게 바로 어제 일 같은데 벌써 새 시즌이 왔다”며 “확실히 작년 개막전 때보다는 마음이 편하다. 많이 침착해졌다고 해야 할까. 긴장되기보다는 재미있겠다는 느낌이 든다”고 웃었다.
일단 시즌 초 양석환의 임무는 백업이다. 3루수 히메네스, 1루수 정성훈의 뒤를 책임진다. 선발출장보다는 대타와 대수비로 경기에 나설 확률이 높다. 양석환은 “초반에는 경기 후반에 나가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내 역할에 맞춰서 준비하려고 한다”며 “작년 일 년이 정말 큰 경험이 됐다. 대부분의 1군 투수들과 상대를 해봤다. 투수들의 성향도 어느 정도 파악이 됐다. 후반 찬스를 살리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다. 개막전에서도 7회나 8회쯤 찬스에서 타점을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양석환은 잠실구장에서 가장 손해를 많이 본 타자 중 한 명이었다. 드넓은 잠실구장에서만 나오는 120m, 혹은 115m 외야플라이가 팀에서 가장 많았다. 기록만 놓고 봐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2015시즌 양석환은 홈에서 치른 65경기에서 타율 2할1푼 1홈런 17타점 OPS 0.508을 기록한 반면, 원정에서 치른 60경기에선 타율 3할1푼4리 7홈런 31타점 OPS 0.876을 찍었다.
양석환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또한 자신이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봤다. 양석환은 “잠실구장 펜스 앞에서 잡힌 타구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주위에서 기록도 보여줬다. 그렇다고 내 스윙을 짧게 바꿀 생각은 없다. 너무 잠실을 의식하면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이 줄어들 수 있다”며 “잠실이 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렇다고 내가 앞으로도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박용택 선배님에게도 잠실은 크지만 박용택 선배님은 잠실에서도 잘 치신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양석환은 “잠실구장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팀을 옮기면 잘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나는 옮기기 싫다. 나는 여기서 잘 하고 싶다. 잠실구장에서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뛰는 게 정말 좋다”며 “우리 팀 전체적으로도 잠실구장에 맞는 야구를 하고 있다. 내야수 입장에서도 상대가 두려움 없이 뛰면 수비부담이 커진다. 이번 캠프에서 주루플레이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 당장 큰 효과가 나지 않을 수 있지만, 분명 점점 더 뛰는 야구로 좋은 모습을 연출할 것이다”고 올 시즌 LG의 모토인 ‘역동적 야구’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양석환은 “다들 시즌 초반 분위기 싸움이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 팀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초반 기세만 확실히 잡으면 무섭게 치고 나갈 것 같다. 사실 득점권처럼 주목 받는 상황을 즐기는 편이다.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즐겁게 올 시즌을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