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LG, 미완의 전력으로 개막 맞대결
작년 상대전적 9승 7패, 올해도 접전 벌일 듯
두 팀 모두 100% 전력이 아니다. 중심선수 몇명이 빠진 상황에서 2016시즌의 문을 연다. 그렇다고 열기가 식는 것은 아니다. 이미 1, 2차전 예약 판매 티켓이 매진됐다. 지난해 혈투를 펼쳤던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가 개막 3연전 빅뱅을 앞두고 있다.

2015시즌 한화와 LG는 끈질기게 물고 물렸다. 상대전적 9승 7패로 한화가 우위를 점했는데, 거의 매 경기가 박빙이었다. 첫 만남부터 연장 혈투 1점차 끝내기 경기였고, 이후에도 1점 승부가 반복됐다. 그러다가 시즌 중반 한화가 LG전 5연승을 달리며 포스트시즌을 향해 순항했다. 하지만 한화는 결정적 순간 LG에 발목이 잡혔다. 12회말 연장까지 진행됐던 9월 8일 잠실 경기서 LG가 끝내기 안타로 8-7 승리, 한화는 허무하게 가을야구의 꿈을 접었다.
다가오는 2016시즌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올 확률이 높다. 일단 개막전 선발 매치업부터 심상치 않다. LG는 예정대로 1선발 에이스 헨리 소사를 등판시킨다. 소사는 지난해 한화를 상대로 5경기 33⅓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2.97로 활약했다. 9개 팀 중 한화전에 가장 많이 투입되면서도 꾸준한 성적을 냈다. LG로선 최적의 카드를 택한 것이다.
그런데 한화는 송은범 변칙카드를 꺼냈다. 아무리 1선발 에이스 로저스가 없어도 송은범의 개막전 선발 등판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대부분이 송창식이나 김재영, 혹은 마에스트리를 개막전 선발투수로 전망했다. 송은범은 지난해 LG를 상대로 6경기 11이닝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선발 등판은 단 한 차례. 8월 7일 LG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서 3⅓이닝 4실점으로 고전했다.
양상문 감독은 개막전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우리는 한화가 송은범을 중간에 대기시킬 줄 알았다. 송은범을 3연전 내내 기용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소 의외다”며 “그만큼 한화가 첫 경기를 잡겠다는 의지가 강한 게 아닐까 싶다. 송은범에 대비한 타선은 이미 생각해뒀다. 송은범 다음에 나오는 투수들도 염두에 두고 경기를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개막전 선발투수 외에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먼저 LG는 3차전인 일요일 선발투수를 정해 놓지 않았다. 정공법을 택해 류제국을 낼 수도 있으나, 이준형이나 임찬규를 등판시킬 가능성도 있다. 덧붙여 야수진 젊은 선수들이 대거 선발 라인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주현 이천웅 강승호 등 군전역자들이 개막전부터 진가를 보이려 한다. 마무리투수로 낙점된 임정우는 이번 3연전에서 2016시즌 첫 세이브를 노린다.
공백도 상당하다. 불펜 필승조 정찬헌과 윤지웅이 컨디션 저하로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아직도 외국인 선발투수를 영입하지 못했고, 5선발을 맡을 계획이었던 봉중근도 준비가 안 됐다. 3연전을 가져가면 커다란 자신감을 얻지만, 반대의 경우 주축 선수들의 공백까지 겹쳐 고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화 역시 앞서 말한 로저스 외에도 이용규 강경학 윤규진 이태양이 개막 엔트리에 없다. 특히 이용규의 공백은 공수에서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안영명도 빠지면서 2차전과 3차전 선발투수도 쉽게 가늠이 안 된다.
한화는 2008시즌부터 8년 동안 가을야구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가뭄에서 벗어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성적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한화가 2016시즌 암흑기에서 탈출하려면, 이번 3연전 스타트부터 확실하게 끊어야 한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