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이스 김광현(28)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kt와의 악연을 끊어내지 못했다.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등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고 결정적인 순간 실책까지 겹치며 와르륵 무너졌다.
김광현은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4⅔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지며 9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해 kt전에서 평균자책점 9.00의 부진한 성적을 냈던 김광현은 이날 설욕전을 노렸으나 다시 한 번 kt의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최고 150㎞에 이르는 빠른 공, 그리고 슬라이더는 여전히 충분한 위력이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제구가 되지 않으며 장타를 허용했다. 여기에 5회 이명기의 실책으로 비롯된 위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쉬운 하루를 보냈다.

1회에는 위기가 있었다. 선두 박경수에게 던진 초구가 중전안타로 이어졌다. 이대형을 3루수 땅볼로 잡았지만 유한준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1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침착하게 위기를 넘겼다. 4번 김상현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고 이진영을 135㎞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정리했다.
2회에는 일격을 당했다. 2사를 잘 잡은 상황에서 박기혁의 타구가 투수를 맞고 굴절돼 2루수 앞 내야안타가 됐다. 이어진 상황에서 김연훈에게 던진 초구 147㎞ 빠른 공이 한가운데 몰린 끝에 우월 2점 홈런으로 이어지며 선취점을 내줬다.
다만 홈런 허용 이후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나갔다. 3회에는 1사 후 유한준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김상현을 3루수 직선타로, 이진영을 2루수 땅볼로 잡고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고메즈의 3점 홈런으로 역전한 4회에는 1사 후 김사연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으나 박기혁을 유격수 땅볼로, 김연훈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하지만 4-2로 앞선 5회가 악몽이었다. 선두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준 김광현은 이대형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안정을 찾는 듯 했다. 하지만 이어진 유한준의 좌전안타 때 좌익수 이명기가 평범한 공을 뒤로 흘리며 1루 주자 박경수가 홈으로 들어왔다. 결정적인 실책이었다. 1사 3루에서는 김상현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했다.
흔들린 김광현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했다. 이진영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윤요섭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맞았다.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이어 김사연에게 중전안타에 이어 도루를, 그리고 박기혁에게 우전 적시타를 연이어 맞고 추가 실점했다. 결국 김광현은 5이닝도 소화하지 못한 채 채병룡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