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개막전’ 두산,육상부 야구 부활 원년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4.02 06: 17

개막전서 2도루로 스피드 과시
정수빈-오재원 등에 조수행 가세로 스피드 업
 두산 베어스가 ‘육상부’ 부활을 선언했다.

두산은 지난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삼성을 5-1로 눌렀다. 2013년부터 4년 연속 개막전 승리를 맛본 두산은 공동 선두로 시즌을 시작하며 산뜻한 출발에 성공했다.
이날 가장 빛났던 것은 마운드의 힘이었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6이닝 1실점해 승리투수가 된 것을 비롯해 이어 던진 함덕주-김강률-이현승이 무실점으로 남은 3이닝을 책임졌다. 그러나 홈런 2개(양의지, 민병헌)를 터뜨린 타선의 힘과 함께 발 빠른 선수들의 스피드도 돋보였다.
두산 선수들은 이날 경기에서 총 3차례 도루를 시도했다. 그 중 정수빈과 오재원이 스틸에 성공했고, 김재호는 실패했지만 접전 타이밍이었다. 특히 1회초 1사 1, 2루에서 닉 에반스가 삼진을 당할 때 2루에서 3루로 간 정수빈의 도루는 새 구장 1호 도루로 기록되기도 했다. 지난 시즌 144경기에서 111도루에 그치며 10개 팀 중 이 부문 6위에 그쳤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두산의 주루 플레이였다.
무엇보다 정수빈이 살아난 점이 반갑다. 정수빈은 지난해 잔부상에 시달리며 15도루에 그쳤다. 2014년 32개였던 도루 숫자가 절반 이하로 줄었고, 실패는 9개로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시범경기에서 5번의 도루 시도를 모두 성공으로 만들며 부활을 선언했고, 개막전에서 시즌 첫 도루를 신고했다.
이번 시즌엔 정수빈이 자신의 빠른 발을 자주 가동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호주 전지훈련 당시 “올해는 아웃되더라도 뛴다는 생각으로 코치님과 상의해서 최대한 많이 뛸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개막전부터 약속을 지킨 것이다.
한국시리즈 후에도 바빠 오프시즌 늘 해오던 벌크업을 하지 못한 오재원도 도루 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 그는 호주 스프링캠프에 동료들을 먼저 보내고 이천에서 몸을 만들었는데, 당시 “시간이 없어 예전과 같은 벌크업은 어렵지만, 대신 날렵하게 만들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평소보다 몸무게가 가벼워져 전과 같은 수준의 장타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46개로 도루왕을 차지했던 2011년에 가까운 모습은 기대해볼 수 있다.
신인 외야수 조수행이 추가된 것도 두산의 활발한 주루 플레이를 가능케 할 요소다. 김태형 감독은 “타격에서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면서도 “백업 후보 중 수비와 주루는 조수행만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다”며 그를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개막전에서도 대주자로 출장한 그는 앞으로도 승부처에서 두산이 주자를 한 베이스 전진시키려 할 때 유용하게 쓰일 대주자 카드다.
두산은 기동력을 업그레이드해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이적으로 인한 공격력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개막전부터 나타난 2개의 도루는 좋은 조짐이 아닐 수 없다. 확실히 지난해보다는 더 많이 상대 배터리와 내야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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