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락, 롯데가 애타게 찾은 '위닝샷 클로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4.02 06: 43

개막전, 주무기 커터 9개로 깔끔한 SV
롯데가 그동안 필요했던 전문 마무리 찾아
롯데 자이언츠가 야심차게 60억을 투자해서 ‘모셔온’ 전문 마무리 손승락(34)의 은 단 1경기 만에 증명됐다. 롯데가 필요로 했던 ‘위닝샷을 갖춘 전문 마무리 투수’의 모습을 바로 보여줬다.

롯데는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2-1로 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롯데의 경기 내용은 썩 좋았다고 할 순 없었다. 11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으로 단 2득점에 그쳤다. 쉽게 풀어갈 수 있던 경기를 좌불안석인 채로 봐야만 했다. 하지만 롯데의 불안감은 9회초 손승락이 등판하면서 모두 해소됐다.
손승락은 단 9개의 공으로 넥센의 박동원, 김하성, 고종욱을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롯데 이적 이후 첫 세이브를 거뒀다. 6번의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20 블론세이브 2개로 보여준 부진은 기우였다.
이날 손승락은 9개의 공 모두를 자신의 주무기이자 위닝샷인 커터를 던졌다. 이날 손승락의 커터는 더할 나위가 없었을 만큼 위력적이었다. 우타자의 바깥쪽, 좌타자의 몸쪽으로 꺾이는 커터는 홈플레이트 모서리에 절묘하게 꽂혔다. 선두타자 박동원은 커터 3개로 3구 삼진으로 잡아냈고 이후 김하성과 고종욱을 모두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손승락의 위닝샷이었던 커터의 위력과 1점 차의 살얼음판 승부에서 보여준 전문 마무리 투수의 심장을 모두 확인할 수 있던 순간. 왜 롯데가 60억을 들여서 손승락을 데려왔는지도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롯데는 지난해 19번의 세이브를 거뒀지만 18번의 블론 세이브도 기록했다. 손승락이 필요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뿐만이 아니라 수 년 간 전문 마무리 투수의 부재에 매년 시달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2011년과 2012년, 김사율(kt)이 각각 20세이브와 34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지만 위압감은 떨어졌다. 또한 전문 마무리 투수라고 보기엔 안정감도 뛰어나진 않았다. 이후 2013년 김성배, 2014년 김승회(SK)가 뒷문을 돌아가며 맡았다. 모두 전임자들의 시즌 초반 부진으로 인해 우여곡절 끝에 맡긴 마무리 투수였다. 지난해에도 김승회가 부진하자 선발 투수로 존재감을 빛내던 심수창을 전격 전환시켰지만 결국 악수로 끝났다.
특히 이들은 전문 마무리가 아니었고, 타자를 결정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결정구가 없었다. 결정구 없는 임시 마무리 투수는 전날(1일)과 같은 살얼음판 승부에서 한계가 드러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손승락은 롯데에 필요했다. 손승락은 2010년 마무리 투수를 맡은 이후 통산 177세이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그보다 많은 세이브를 올린 마무리는 없었다. 또한 커터라는 확실한 주무기로 타자를 제압하고 윽박지를 수 있는 위닝샷도 보유했다. 이 커터를 주무기로 손승락은 마무리 투수를 맡은 이후 이닝 당 1개에 가까운 탈삼진율(352⅓이닝 320탈삼진/이닝 당 0.908개)을 기록했다. 동시에 땅볼 유도형 마무리 투수로 거듭날 수 있었다.
조원우 감독은 시범경기 중 “지난해 했던 블론세이브의 절반만 줄여도 승리를 더 챙길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블론세이브를 하더라도 손승락에 대해선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신뢰를 보였다.
손승락을 영입하면서 롯데는 전문 마무리, 특히 확실한 결정구를 갖춘 마무리 투수에 대한 갈증은 해소됐다. ‘승락극장’이라고 불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 손승락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리그 내에서 그 만한 마무리 투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마무리 손승락의 존재는 앞으로 롯데 불펜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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