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삼성)은 승부 근성이 강하다. '지고는 못 배긴다'는 표현이 딱이다. 구자욱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구자욱은 2일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개막전은 당연히 이겼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특히 1-4로 뒤진 7회 2사 2,3루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던 아쉬움은 가슴 한 구석에 남아 있었다.
그래서 일까. 구자욱은 홈팀 훈련이 끝난 뒤 라커룸 대신 실내 훈련장으로 향했다. 그는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타격 자세를 살폈다. 두 번의 실패는 하지 않기 위해서.

"개막전은 아쉽게 졌지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는 구자욱은 이날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1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박해민의 희생 번트, 아롬 발디리스의 3루 땅볼 때 홈을 밟았다.
2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던 구자욱은 4회 우전 안타를 추가한 데 이어 6회 네 번째 타석에서 귀중한 한 방을 터뜨렸다. 선두 타자 이지영이 중전 안타로 출루하자 김상수가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다. 1사 2루.
구자욱은 두산 선발 유희관의 1구째를 잡아 당겨 오른쪽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로 연결시켰다. 2루 주자 이지영은 여유있게 홈인. 구자욱의 표정에는 적시타를 때린 기쁨보다 홈런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았다.
8회 위기 상황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호수비로 박수 갈채를 받았던 구자욱은 8회 타점을 추가하며 승리에 이바지했다. 한편 삼성은 두산을 10-6으로 격파하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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