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모습을 약속했지만, 아직은 그런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어설픈 수비, 느슨한 색깔 속에 아직은 스타트 라인에 머물러 있다.
SK는 1일과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개막 3연전 중 첫 1승1패를 기록했다. kt는 외국인 선수 두 명을 아낀 반면, SK는 가장 믿을 만한 선발투수 두 명(김광현, 메릴 켈리)을 모두 내고도 가까스로 1승을 따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내용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1일에는 고메즈의 3점 홈런 등으로 4-2까지 앞서 나간 상황에서 경기 중반 와르륵 무너졌다. 2일에도 정의윤의 선제 2점 홈런으로 3-1로 앞선 상황에서 역시 상대의 추격을 허용한 끝에 연장까지 갔다.

내용을 뜯어보면 더 아쉬운 두 경기였다. 최선을 다하고도 졌다면 어쩔 수 없지만, 어설픈 모습이 고전의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1일 경기에서는 수비 실책 하나가 결정적이었다. 4-2로 앞선 5회 1사 1루에서 유한준의 좌전안타 때 좌익수 이명기가 공을 뒤로 흘리는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렀다. 1루 주자 박경수가 그대로 홈을 밟았다.
흔들린 김광현도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상현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4-4 동점을 허용한 것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2사 후 안타와 홈런, 연속 안타를 맞고 3실점을 더 해 경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흐름을 끊어주지 못했다. 또한 SK는 10안타를 기록하고도 번번이 득점에 실패하며 응집력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또 다시 드러냈다.
2일 경기에서도 수비가 화를 불렀다. 1회 정의윤의 홈런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한 SK는 2회 선두 유한준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 때 고메즈가 악송구를 저지르며 없어야 할 주자가 2루까지 갔다. 결국 실책 후 실점의 공식이 다시 발동되며 추가점 1점을 내줬다. kt의 숨통을 터주는 악재였다.
2회 공격에서는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SK는 선두 이재원과 김강민이 연속 좌전안타로 출루하며 무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거포 자원인 최승준이었다. 그러나 SK는 최승준에게 익숙하지 않은 희생번트 지시를 냈다. 마운드에 버티고 있던 켈리를 생각하면 경기 초반 점수차를 벌려 유리하게 흐름을 끌고 가겠다는 생각으로 보였다.
하지만 희생번트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시범경기 부진으로 부담이 컸던 최승준은 희생번트에 실패했다. 공은 투수 정대현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고, 미처 귀루하지 못한 2루 주자 이재원마저 아웃됐다. 이 이닝에서 점수를 뽑지 못한 것은 10회 김상현의 끝내기 실책이 나올 때까지 SK를 두고두고 괴롭혔다.
최승준을 8번에 배치하겠다는 구상은 시즌 전부터 있었다. 하위타선에 한 방이 있는 자원을 배치해 공격적으로 상대 마운드를 몰아붙이겠다는 생각이 기본에 깔려 있었다. 하지만 SK는 경기 초반인 2회 최승준에게 희생번트를 대게 해 이런 구상과 반대되는 작전을 냈다. 당초 구상도 지키지 못했고, 결과도 좋지 못했다. 어느 하나도 잡지 못한 SK의 2회가 아쉬웠던 까닭이다. 그나마 마지막에 승리를 거둔 것이 다행이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