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 라인업 우타자 편향, 좌타자 필요
상대적으로 낮은 김현수 삼진 비율도 주목할 부분
미국 언론이 좌익수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플래툰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3일(한국시간) 볼티모어 라인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바로 우타자 편중인 점을 꼬집은 것이다. 좌타자 중 거포 크리스 데이비스가 있기는 하지만 매니 마차도, 애덤 존스, J.J. 하디 등 우타자에게 기대는 면이 많다.
그래서 볼티모어는 좌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프시즌에 김현수를 데려온 것이 그 시작이었고, 이후에는 페드로 알바레스도 영입했다. 클린업에 2명의 좌타자(데이비스, 알바레스)를 포함시킬 수 있게 되어 좌우 불균형 현상이 전보다는 개선됐다.
하지만 수비 문제가 새롭게 생겼다. 최악의 1루 수비를 보인 알바레스는 지명타자로 쓰면 해결되지만, 역시 수비력이 좋지 않은 마크 트럼보를 동시에 라인업에 넣으려면 어쩔 수 없이 트럼보가 우익수로 가야만 한다. ESPN은 지난 2년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치며 1028⅔이닝에 나선 트럼보가 수비에서 12점을 까먹었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하지만 트럼보가 가진 장타력은 매력적인 부분이므로 그를 쓰지 않기는 힘들다. ESPN의 칼럼니스트 버스터 올니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감안해 벅 쇼월터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제시했다. 타선에 좀 더 좌우 밸런스를 가미하기 위해 김현수를 플래툰으로 넣는 것이다.
올니가 내놓은 라인업에서 테이블세터는 마차도와 조너선 스쿱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데이비스-존스-알바레스가 클린업을 이룬다. 맷 위터스가 6번 자리에서 이들을 받치고, 트럼보와 하디가 7, 8번에 배치된다. 9번 타순이자 좌익수 자리에는 놀런 레이몰드와 김현수를 함께 써놓았다. 좌익수 레이몰드와 조이 리카드는 모두 우타자다. 좌타자 김현수와 출전 시간을 나누면 좌우 균형을 좀 더 맞출 수 있다는 것이 ESPN의 의견이다.
단순히 좌우 균형 하나 때문은 아니다. 또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바로 삼진 비율을 줄이기 위해서다. 볼티모어는 삼진을 많이 당한다. 삼진 비율 전체 25위 선수들 중 볼티모어 소속이 3명이나 된다. 전체 3위인 데이비스는 지난해 670타석에서 208삼진을 기록해 삼진 비율이 31%였다. 여기에 14위였던 알바레스(26.7%)와 계약했고, 25위 트럼보(24.2%)도 보유하고 있다.
비록 시범경기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였지만, 김현수는 방망이에 공을 맞히지 못한 정도는 아니었다. 45타석 동안 삼진으로 6차례 물러난 그의 삼진 비율은 13.3%로 위 세 명의 거포들보다 훨씬 낮다. 타율이 극히 낮았지만 쉽게 헛스윙하지 않았다는 것은 무의미한 지표가 아니다. ESPN이 김현수를 플래툰 좌익수로 남겨둔 것은 이러한 측면까지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