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2패 안긴 NC 상대로 KBO 데뷔전 승리
최고 151km 직구 구위 압도적, 태도도 좋아
KIA가 공들여 영입한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가 KBO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에서 에스밀 로저스(한화)를 능가할만한 구위와 태도를 보여줬다.

2014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5선발로 뛰며 8승을 거둔 헥터는 기대감이 컸다. 170만 달러의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로저스(190만 달러)와 비교 대상이 됐다. 최근까지 메이저리그 경력, 200만 달러에 가까운 몸값 등이 로저스와 비슷했다. 로저스는 지난해 후반기 등장, 10경기에서 6승2패(4완투승, 3완봉승)을 기록했다.
시범경기에선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4.97으로 예열을 마친 그는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100% 전력을 보여줬다. 헥터는 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전에서 7이닝 6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NC의 자랑인 '나테박이' 중심타선 상대로 힘대힘으로 붙어 10타수 1피안타 2사사구로 제압했다.
투구내용은 인상적이었다. 최고 151km의 강속구와 함께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섞어 던졌다. 이날 헥터는 대부분 147~148km를 찍는 힘있는 직구는 타자를 압도했다. 한 타순이 돌자 138~141km의 고속 슬라이더와 130km대 체인지업 등 변화구로 승부구를 바꿨다.
헥터는 좀처럼 연속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5회까지 맞은 안타는 3안타, 3회와 5회는 삼자범퇴, 나머지 이닝에서 1안타씩만 맞았다. 헥터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내준 6회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위기를 없었다. 7이닝 동안 111구를 던지며 승리 투수가 됐다.
완투, 완봉승은 아니었지만, 지난해 로저스가 두 차례 패배(6이닝 3실점, 3이닝 6실점)를 당한 NC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헥터에 대해 "마운드에 올라가서 타자를 압도하는 피칭이었다. 군더더기 없이 자신있게 던지더라. 좋은 투수다"고 평가했다. 로저스와의 비교를 부탁하자 태도에 대해서만 짧게 말했다. 그는 "로저스가 행동에 있어 약간 가볍다면, 헥터는 진중하고 무거운 느낌이었다"고 했다. 세리머니나 제스처에서도 헥터는 로저스와 달리 튀는 행동은 별로 없었다.
헥터는 승리 후 "오늘 나의 모습이 100% 내 그대로의 모습이다. 남은 시즌 동안 이런 피칭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팀 야수들이 수비를 잘 해줬고, 점수를 많이 내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헥터,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과 차츰 한국 타자들의 적응력을 지켜볼 일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