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조화 통한 점진적인 세대 교체가 가장 이상적
이승엽-구자욱, 만점 활약 펼치며 시즌 첫 승 선봉장
세대 교체는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다. 급진적이고 인위적인 세대 교체는 지양해야 한다. 신구 조화를 통한 세대 융합형으로 점진적인 물갈이를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롤모델과 같은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보고 배우는 게 큰 힘이 된다.

삼성 라이온즈의 전설과 미래가 2일 두산전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전설' 이승엽은 시즌 첫 아치를 쏘아 올렸고 '미래' 구자욱은 공수 양면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삼성은 전설과 미래의 활약에 힘입어 두산을 10-6으로 격파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1-0으로 앞선 1회 2사 1루서 우전 안타를 때려 추가 득점의 발판을 마련한 이승엽은 3-2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3회 1사 주자없는 가운데 두산 선발 유희관의 4구째를 그대로 잡아 당겨 우월 솔로 아치로 연결시켰다. 비거리는 120m.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추가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터진 한 방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남달랐다.
이날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한 이승엽은 "어제(1일) 새 구장 첫 경기라 그런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부담을 많이 가졌다고 생각한다. 이제 첫 승을 했으니 이 좋은 구장에서 더 많은 승리를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시즌 첫 아치를 쏘아 올린 소감을 묻자 "새 구장에서 기록한 첫 홈런이라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홈런을 친 경기를 팀이 이겨 더욱 기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날 득점 기회를 놓쳐 아쉬움을 자아냈던 구자욱은 경기 전부터 독기를 품은 모습이었다. 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구자욱은 승부처마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내면서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의 고감도 타격을 뽐냈다.
무엇보다 8회 허경민의 파울 타구를 잡아낸 건 단연 으뜸이었다. 5-5로 맞선 8회초 2사 1,2루 위기서 1루 덕아웃으로 넘어가는 공을 보호 펜스에 부딪히면서 가까스로 잡아냈다. 구자욱의 승부 근성이 만들어낸 명품 수비였다. 삼성은 약속의 8회말 무려 5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가져왔다. "구자욱이 공수 양면에서 MVP 역할을 했다. 8회 2사 후 파울 타구를 처리한 건 결정적이었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삼성의 시즌 첫 승을 이끈 구자욱은 "새 구장 첫 승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기쁘다"며 "오늘 타격에서는 노림수가 잘 통했던 것 같다. 아직까지 좋은 타격감은 아니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파울 플라이를 잡을때 조금 다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게 몸을 던졌다. 예전 대구구장에서는 벽 때문에 시도 조차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