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연승' LG, 젊음에 두터움까지 더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4.03 07: 07

LG, 백업선수들 맹활약으로 이틀 연속 연장혈투 승리
역동적인 야구에 두터운 선수층...향후 추가 전력도 남아
LG 트윈스가 개막 이틀 만에 정상에 올랐다. LG는 지난 1일과 2일 잠실 한화전에서 연장혈투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현재 무패 팀은 LG가 유일. LG는 2013년 9월 19일 이후 약 927일 만에 단독 1위에 올랐다. 

물론 큰 의미는 없다. 144경기 대장정에서 이제 겨우 2경기 했을 뿐이다. 시즌 초반 분위기가 중요하지만, 아직 분위기를 논하기엔 너무나 이른 시점이다. 결과보다 주목할 부분은 과정이다. LG는 이틀 동안 23이닝을 치르면서 야수진과 투수진을 총 동원했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그라운드를 밟지 않은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그리고 모두가 팀이 승리하는 데에 보탬이 됐다. 
일단 불펜진과 백업야수들의 힘으로 연장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지난 1일 개막전에선 9회에 등판한 임정우가 10회까지 책임졌고, 임정우의 뒤를 이어 이승현이 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황목치승과 윤진호는 각각 정주현과 강승호를 대신해 내야진에 안정을 가져왔고, 대타 양석환은 끝내기안타, 대주자 김용의는 결승득점을 기록했다. 
2일 경기도 비슷했다. 8회가 끝난 시점에서 5-7로 역전당하며 패색이 짙었으나, 경기 막바지에 나선 선수들이 힘을 불어넣었다. 9회말 대타 채은성이 7-7 동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터뜨렸고, 윤진호와 황목치승은 이틀 연속 경기 후반을 책임졌다. 마운드에선 최동환과 최성훈이 무실점 호투로 타올랐던 한화 타선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렇게 LG는 두터운 선수층으로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주전과 백업의 기량차이가 컸다면 백업 선수들이 대거 기용된 연장전에서 무너졌을 것이다. 하지만 백업 선수들이 주전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며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꾸준함을 유지했다. 
LG는 젊어진 선수단과 역동적인 야구로 주목받고 있다. 스프링캠프에 20대 선수들이 대거 참여했고, 시범경기부터 두려움 없이 베이스를 훔치는 중이다. 비록 도루를 성공(3회)한 만큼 실패(3회)했지만, 경기가 진행되며 퍼즐조각이 맞아나가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긴장에서 벗어나 자기 기량을 발휘하려 한다. 시범경기까지 맹타를 휘둘렀던 정주현은 개막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2일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2볼넷으로 네 차례나 출루했다. 무엇보다 9회말 2루타로 반격에 시동을 걸며 대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2일 경기 승리 후 “어제 개막전에선 어린 선수들이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괜찮다. 어제는 (박)용택이도 좀 떨렸다고 하더라. 그만큼 개막전이란 무대가 가져오는 긴장감은 클 수밖에 없다”며 “오늘까지 경기를 하면서 점점 자기 실력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양 감독은 경기 막바지 내야진에 안정감을 가져오는 윤진호와 황목치승을 두고 “진호와 치승이의 수비가 굉장히 많이 좋아졌다. 작년에 이런 연장 승부를 대비해서 훈련을 많이 시켰는데 올해 수비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야 수비력 또한 일취월장했다. 지난해 7월부터 LG 유니폼을 입은 임훈은 드넓은 잠실 외야에서 그물망 수비를 펼치는 중이다. 2일 경기서도 안타가 될 수 있는 타구를 수차례 잡아내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이천웅도 수비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야간경기 경험이 적어 라이트에 들어간 타구에 아찔한 순간을 연출하기도 했으나, 경찰청 2년을 통해 수비범위가 향상된 게 눈에 띈다. 4번 타자 이병규(7번)도 공수에서 맹활약, 지난해 부상악몽을 떨쳐내고 있다.
LG는 아직 100% 전력이 아니다.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발투수 한 명이 확정되지 않았고, 내야진의 핵심 오지환도 스프링캠프 막바지 부상으로 이천에 있다. 불펜 필승조 정찬헌과 윤지웅도 빠진 상태다. 5선발 역할을 맡을 봉중근도 시즌 출발이 늦어졌다. 그럼에도 LG는 2016시즌 첫 두 경기에서 엔트리에 들어간 모든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했다. 양 감독은 “시즌이 진행되면서 엔트리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 특히 불펜진은 시즌 내내 변동이 있을 수밖에 없다. 1·2군 선수단 상황을 참고해 팀이 강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엔트리 운용을 하겠다”고 밝혔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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