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방수조치 강화...벌금 1000만원
아쉬운 잠실 우천취소, 향후 신중 판단 필요
KBO는 올해부터 우천취소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고, 구단이 방수조치에 소홀할 경우 벌금(1000만원)을 부과할 수도 있도록 했다. 지난해 잦은 우천취소로 경기 일정이 미뤄지면서 애를 먹었기에, 철저한 방수대책으로 우천 취소 경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KBO는 각 구단에 공문을 보내 방수포를 현장에 맞게 인력과 장비를 준비해달라고 강조했다. NC 구단은 메이저리그처럼 내야 전체를 뒤덮는 대형 방수포를 준비하기도 했다. 지난 3일 비가 쏟아진 마산구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그런데 우천취소 방지를 위해 구단에 엄격한 제재를 강조한 KBO가 애매한 우천 취소로 팬들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3일 잠실구장 우천취소를 두고 말들이 많다. 한화-LG전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빗방울이 흩뿌렸다. 낮 12시까지 빗줄기는 가늘어졌다 굵어졌다 반복했다고 한다.
그런데 관중들이 입장하기 시작한 낮 12시30분쯤부터 빗줄기가 가늘어지면서 그칠 기미가 보였다. 하늘도 점차 개었다. 오후 1시 전광판에는 이날 출전 선수 라인업이 발표됐다.
하지만 김재박 KBO 경기감독관은 오후 1시30분에 우천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때는 이미 비가 거의 그친 상황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경기감독관은 '그동안 내린 비로 그라운드 상태가 불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 방수포를 준비한 NC와는 달리 LG와 두산이 함께 사용하는 잠실구장에는 흙 부분만 덮고 잔디는 비에 그대로 노출된 조각조각 방수포를 덮었다.
결과적으로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2시가 되자 비는 완전히 그치면서 비난이 많다. 그라운드 정비를 위해 경기 시작 시간을 20~30분 늦춰서라도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날 관중들이 이미 상당수 입장했고, 일요일 낮경기를 앞두고 1만9000장의 티켓이 예매된 상황이었다. 원정팀 한화를 응원하기 위해 대전에서 서울을 찾은 관중도 제법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만명의 관중이 신중하지 못한 우천취소로 휴일 하루를 날린 셈이 됐다. 이틀 연속 연장 끝내기 승부를 펼친 한화-LG 경기에 대한 관심도는 폭발적이었다.
KBO는 구단에 방수 조치를 강화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애매한 우천취소로 인해 구단에 내린 지시사항에 명분이 없어진다. 앞으로 우천취소에 대한 KBO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