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논란 시작, 6개월간 최대 이슈
4인 복귀 절차로 분수령, 여론 재판 이어질 듯
프로야구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억대 원정 도박 피의자 4명이 모두 그라운드로 돌아오는 절차를 밟고 있다. 다소 희색되기는 했지만 수개월 동안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들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앞으로의 행보가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은 3일 “안지만과 윤성환을 1군 훈련에 합류시킨다”라고 발표했고 4일 두 선수는 취재진을 만나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두 선수는 “그동안 팬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앞으로 야구에만 전념하며 팬들께 좋은 모습만 보여 드리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다음 주 일정부터 두 선수를 1군 전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전히 여론이 좋지는 않지만 두 선수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죄가 확정된 것이 없다. 두 선수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핵심 증인의 소환 문제로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당분간은 수사가 진척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경찰 수사를 기다렸던 삼성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일단 두 선수를 복귀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로써 지난해 말부터 프로야구 개막까지 꾸준히 이슈를 만들어왔던 이번 원정 도박 사태는 당사자들의 그라운드 복귀 절차로 분수령을 맞이하게 됐다. 이 사태의 시작은 지난해 10월 중순 한 종편 방송의 보도로 시작됐다. “프로야구 선수가 마카오에서 불법 억대 도박을 했다”라는 소식이 알려져 프로야구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금액은 물론 정킷방을 이용한 방식도 문제가 됐다. 대중이 봤을 때 용인할 수 있는 '오락'의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
결국 수사 상황이 밝혀지면서 임창용 오승환 윤성환 안지만의 이름이 모두 공개돼 네 선수는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이 중 검찰의 수사를 받은 오승환과 임창용의 사법 처리는 마무리됐다. 경찰이 수사 중인 나머지 두 선수는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사법 처리와 징계가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그것이 언제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오승환은 사법처리 후 KBO의 징계를 받았으나 이 징계와는 무관한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오승환은 몇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임창용은 삼성에서 방출됐고 KBO로부터 ‘시즌 50%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사실상 72경기를 뛸 수 없어 한동안 갈 곳을 찾지 못했으나 최근 KIA와 계약을 맺고 후반기 복귀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이제 다음 주 삼성 소속 두 선수가 돌아오게 되면 또 한 번 여론의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결국 통합 우승을 노리던 삼성은 돌발 악재 속에 한국시리즈에서 무너졌다. 따지고 보면 구단과 선수 모두 한 차례 처벌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냉담하다. 중간 과정에서 갈팡질팡했던 것도 결국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는다.
이번 도박 사건은 한 선수의 선수 생명을 끝낼 수 있는 영구제명과 같은 극단적인 결말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예상보다 관대했던 사법부의 판단이 갈려 있었다. 하지만 여론 재판은 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어쩌면 현역 내내 그 주홍글씨를 안고 가야한다. 이는 죄를 지은 선수들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사실 최선의 방법은 깨끗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이는 일이었다. 시점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았다. 임창용이 재기의 길을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사실 그러한 절차가 선행됐기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나머지는 그 시점조차 놓친 기분을 지우기 힘들다. 후배들이 그런 혹독한 여론재판을 보면서, 그리고 대처 방법을 보면서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