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PIT 상대 1이닝 2K 2BB 무실점
선두타자 볼넷 아쉽지만 자신감 얻어
팀이 패한 것은 아쉽다고 했지만, 그래도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은 분명 절반의 성공 그 이상이었다.

오승환은 4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처음 섰다.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맞선 오승환은 팀이 0-3으로 뒤지던 7회말 등판했다. 그리고 초반 위기를 겪었으나 스스로 빠져나오며 1이닝 2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피칭을 마쳤다. 팀은 1-4로 졌으나 역사적인 한 걸음이었다.
경기를 마친 오승환은 한결 가벼워진 표정이었다. 우선 경기를 돌아보며 그는 “첫 타자(맷 조이스) 상대 볼넷이 아쉽다. 앤드류 맥커친에게 내준 볼넷은 의도적인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맥커친을 만났을 때는 1루가 비어 있어 볼넷도 염두에 두고 어렵게 승부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무실점한 것은 분명 다음을 위해 도움이 될 일이었다. “던지고 내려와서는 자신감이 생겼다. ‘(던지기 전에는)내 공이 통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이제 몸 상태도 좋아질 것이다. 오늘은 날씨가 많이 추워서 힘든 점도 있었다”라는 것이 오승환의 설명이다.
신인 시절이던 2005년 삼성에서 셋업맨으로 활약하다 마무리로 돌아선 이후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한 것은 처음이다. 많은 것이 낯이 설법도 하지만 오승환은 “무조건 점수를 주지 않아야 된다는 것, 내가 맡은 이닝을 끝내줘야 한다는 것은 똑같다”며 자신의 임무에만 충실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한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빅리거들과 정면 승부하겠다는 생각도 드러냈다. 그는 “팀에서 (나를) 유망주라고 생각하고 데려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 일본에서 해온 것을 여기서 보여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배우려는 자세도 좋지만 자기만의 무기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부상자 명단(DL)에서 시즌을 시작한 강정호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오승환은 “오늘 정호가 있었으면 상대했을 것 같다. 없어서 다행이다. 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대단한 선수 아닌가”라며 웃었다. 대신 데이빗 프리즈를 상대한 오승환은 1사 1, 2루에서 루킹 삼진으로 첫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 공은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가 챙겨줬다. 오승환은 “첫 삼진을 잡은 공을 몰리나가 챙겨줬고, 트레이너가 가져갔다. 예쁘게 꾸며서 돌려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nick@osen.co.kr
[사진] 피츠버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