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우승의 원동력으로 "전북의 문화"라고 말했다. 선발로 출전하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활약해 우승을 이끈 것처럼 보이지만, 벤치에서 대기 혹은 교체로 출전하며 불평과 불만 없이 묵묵히 함께 훈련하고 버텨준 선수들이 진정한 원동력이라는 뜻이었다.
최강희 감독이 강조한 전북의 문화는 시즌 초반인 지금에도 확인할 수 있다. 전북에서 5년째 뛰고 있는 레오나르도를 통해서다. 2012년 전북에 합류한 레오나르도는 입단 첫 해부터 공격적인 부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득점은 물론 도움 능력까지 갖춰 에닝요의 뒤를 이어 전북을 부흥기로 이끌 외국인 선수로 꼽혔다.
지난해에도 성공적이었다. 수비 가담이 예년보다 적극적이 됐고, 득점력도 높아져 처음으로 10골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소 도움이 떨어졌지만 늘어난 득점력으로 충분히 만회가 됐다. 그런 레오나르도가 올해 선발 출전은 단 한 경기에 불과하다. 지난 2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서 레오나르도는 교체로 투입됐다.

레오나르도의 교체 투입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상황에 따른 전술적인 고려가 가장 큰 요인이다. 레오나르도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침투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상대 수비진이 지친 후반에 그 능력이 가장 돋보이기 쉽다는 판단이다. 실제로도 후반에 투입되는 레오나르도를 상대 수비진은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어떤 선수가 선발보다 교체를 선호할까. 자신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선발 출전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것도 아니다. 자신이 선발로 출전하면 더 많은 골과 도움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그러나 레오나르도는 표면적으로 불평과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와 같은 모습이 최강희 감독이 지난해 강조했던 전북의 문화다.
레오나르도는 "선수로서는 교체로 투입되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정은 감독님께서 하시는 사항이다. 모든 선수들을 보시고 최고의 선택을 하신다. 불만은 없다. 다만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개인 훈련으로 준비를 열심히 했다. 투입됐을 때 결정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들어간다"며 선발로 나서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레오나르도는 선발 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고, 최강희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시즌 첫 선발 출전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했고, 선제골이라는 결과물을 얻었다. 최 감독은 "레오나르도가 2주의 휴식기 동안 잘 준비를 했다. 매우 의욕적이었다. 빈즈엉전에서도 선발로 투입할 예정인데, 골도 넣고 좋은 모습을 보인 만큼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