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약화로 '벌떼 마운드' 한계
화끈한 공격 야구 볼 수 있을까
한화가 시즌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마운드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으면서 불펜투수들에게 의존하는 하루살이 운용이 시작된 탓이다.

한화는 지난 1~2일 LG와 잠실 개막 2연전에서 이틀 연속 연장 끝내기 패배 충격을 당했다. 2경기의 공통점은 선발투수들이 일찍 내려갔고, 구원투수들을 경기 초반부터 집중 투입했다는 점. 또 하나, 달아날 수 있을 때 확실하게 달아나지 못해 불안한 경기를 했고, 불펜 필승조에만 의존하는 살얼음 승부를 했다는 점이다.
한화는 개막 2경기 23이닝에 안타 26개를 쳤다. 2경기일 뿐이지만 팀 타율 2할9푼2리로 삼성(.353)에 이어 2위다. 그러나 팀 잔루가 2경기 22개, 평균 11개일 정도로 결정력이 떨어졌다. 타선 연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몇몇 타선에서 공격이 막혔다. 2번 타순에서 장민석이 11타수 무안타에 사사구도 없었다. 1번 정근우가 안타 6개와 볼넷 2개로 8번이나 출루했지만, 2번 타순에서 공격이 한 템포 끊기길 반복했다. 시범경기 막판 손목 사구 후유증으로 결장 중인 이용규의 부상 공백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 지난해부터 약점으로 지적된 하위 타선 역시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고, 희생번트도 5번 중 2번만 득점으로 연결돼 총 3점을 얻는데 만족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3일 잠실 LG전이 우천 연기된 가운데 타순에 변화를 줬다. 장민석을 7번으로 내리고, 김경언을 2번으로 올린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일반화된 '강한 2번'에 어울리는 조합이다. 다만 김경언·이성열이 동시 기용됨에 따라 최진행이 선발에서 빠져 있었다.
이용규가 돌아오더라도 김경언·이성열·최진행은 동시 기용하기 어렵다. 지명타자 자리에 윌린 로사리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저히 공격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로사리오를 포수로 쓰며 3명을 전원 기용, 타력을 극대화하는 방법도 있다.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주전 포수로 뛰었다.
물론 외야 수비 약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어차피 지금 한화 마운드는 완전하지 못하다. 적은 실점으로 이기기 쉽지 않다면 팀의 강점인 방망이로 승부를 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경기 초반 공격형 라인업으로 대량 득점에 성공한 뒤 후반에 수비형 라인업과 강력한 불펜으로 막는 것도 대안이다.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를 비롯해 안영명·심수창·송신영 등 주요 투수들이 이런저런 몸 상태 때문에 빠진 한화가 지금 시점에서는 투수력으로 이기기 어렵다. 불펜 벌떼 마운드도 한계가 있다. 오히려 화끈한 공격야구가 수비는 불안해도 대안이 될지 모른다. 지금 한화는 저득점으로 이기기 어려운 팀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