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혈투서 무실점 호투로 강렬한 전역신고
“긴 이닝 소화 자신...매 경기 최선을 다해 던질 것”
벼랑 끝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며 전역 후 첫 승을 따냈다. LG 트윈스 좌투수 최성훈(27)이 강렬한 전역신고와 함께 2016시즌의 문을 열었다.

최성훈은 지난 1일과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개막 2연전에 모두 등판해 무실점했다. 특히 2일 경기에선 11회초 1사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이성열을 2루 땅볼, 송주호에게도 2루 땅볼을 유도했다. 특유의 과감한 승부와 날카로운 제구력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당시 LG는 이틀 연속 연장전을 치르며 투수를 모두 소진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성훈이 마지막투수로 나서 실점하지 않았고, 11회말 이병규(7번)의 끝내기 3루타로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최성훈은 2012년 9월 21일 잠실 롯데전 이후 1289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잠실구장 만원관중 앞에서 전역신고를 한 것. 최성훈은 2013시즌 후 약 2년 동안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 지난겨울부터 팀에 합류해 2016시즌을 준비해왔다. 지난 4일 최성훈과 전화통화를 통해 잠실구장에 돌아온 소감과 2016시즌 각오를 들었다.
먼저 최성훈은 지난 2일 경기를 돌아보며 “이틀 연속 힘든 경기를 이겨서 더 기분이 좋았다. 힘들게 2연승을 한 만큼,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웃었다. 2년 만에 잠실구장 마운드에 선 순간을 두고는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는 떨릴 줄 알았는데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 떨리지 않았다. 시범경기도 했지만 낮경기였기 때문에 분위기가 확실히 달랐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셔서 정규시즌에 앞선 야간 청백전에 나를 등판시켜주셨다. 그 때 야간경기를 뛰어본 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성훈은 2012시즌 LG에 입단, 당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다. 시즌 중반까지는 선발진 공백을 메웠고, 후반에는 불펜투수로서 긴 이닝을 소화했다. 루키 시즌 37경기 73⅓이닝 5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4.42을 기록했고, 신인왕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최성훈은 불펜에서 원포인트 릴리프와 롱릴리프를 역할을 두루 소화할 계획이다.
최성훈은 벼랑 끝 연장전에 나선 것을 두고 “2012년에 KIA와 할 때도 연장에 등판했었다. 당시 기억이 많이 났다. 연장에 나가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 결과가 안 좋아도, 앞으로 경기가 많이 남아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자신 있게 던지려고 했는데 결과도 좋게 나온 것 같다”면서 “지난 2년 동안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더 간절했다. 캠프에선 기회가 한 번을 올 것이라 생각하면서 훈련을 많이 했다. 운 좋게 개막전 엔트리에 들었고, 재미있게 시즌을 치르고 있다. 다치지 않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덧붙여 최성훈은 “감독님과 코치님이 불러만 주시면 언제든 등판할 수 있다. 길게 던지는 역할도 자신 있다. 신인 때 선발과 불펜을 모두 한 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면서 “2년 만에 팀에 돌아오니 또래와 후배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팀이 성장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89년생 동갑이 많은데 합심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정)찬헌이까지 모두 돌아오면 우리 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역할이든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