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둘러싼 미국 현지와 국내 언론들의 관심은 뜨거운 동시에 복잡하다. 미국 언론은 국내 팬들의 생각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5일(한국시간) 볼티모어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2016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이 벌어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 김현수의 타격 연습 장면을 보기 위해 그라운드로 내려간 기자에게 한 미국 기자가 다가와 대화를 청했다. 볼티모어 지역 매체인 ‘볼티모어 선’의 차일즈 워커 기자였다.
잠시 시간을 내줄 수 있는지 물어온 그에게 괜찮다고 답하자 한국 팬들과 김현수에 대한 질문들을 늘어놓았다. 한국 팬들이 김현수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묻기에 기자는 “KBO리그 우승 팀(두산 베어스) 출신 선수고, 한국에서 정상급 타자 중 하나였기 때문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다음 질문을 이어간 워커는 국내 팬들이 김현수의 부진한 시범경기 성적에 실망했는지 재차 질문했다. 이에 기자는 “실망한 팬들도 있을 것이고, 볼티모어 구단의 처사에 분노하는 팬들도 있는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워커는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현수에게 희망이 있냐는 의미였다. 이 질문에는 “만약 선발 좌익수로 출장하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선택은 벅 쇼월터 감독의 몫이다”라고 답했다. 물론 현 시점에서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마지막 질문은 다시 한국 팬들의 관심도에 관한 것이었다. 워커는 “이 경기를 한국 팬들도 TV로 많이 보는가?”라고 물었고, 기자는 ”한국시간으로는 새벽 4시에 시작하지만 아마 많이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아직 김현수를 향한 볼티모어 팬들의 마음은 차갑다. 이날 경기에 앞서 미네소타와 볼티모어 양 팀의 개막전 25인 로스터가 하나씩 소개될 때 김현수가 호명되며 그라운드로 나오자 야유가 쏟아졌다. 반면 주전 좌익수 조이 리카드가 나올 때는 큰 함성과 박수가 한동안 이어져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리카드는 4타수 2안타를 날리고 수비에서도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며 빅리그 데뷔전에서 강한 인상까지 남겼다. /nick@osen.co.kr
[사진] 볼티모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