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급 선수로 올라선 손연재(22, 연세대)가 리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경쟁을 내려놓았다. 오직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뒤 겸허히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손연재는 지난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페사로 아드리아틱 아레나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종목별 결선 곤봉과 리본서 나란히 18.550점을 획득하며 두 종목서 모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개인종합서 73.900점으로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고 아쉽게 4위에 그친 손연재는 종목별 결선 곤봉과 리본서 아쉬움을 달랬다. 손연재는 올 시즌 3차례 월드컵서 연이어 메달을 수확하며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손연재는 "올 시즌을 2월에 시작해서 페사로 월드컵까지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봤다"면서 "매 대회마다 메달도, 순위도 중요하지만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어 긍정적이다. 18.5점을 넘었으니 다음 대회서 조금 더 좋은 점수를 받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서 열리는 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세계랭킹 1위 야나 쿠드랍체바와 마르가리타 마문(이상 러시아)이 꼽힌다. 손연재는 이들 둘을 더해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등과 힘겨운 메달 경쟁을 펼쳐야 한다.
전망은 긍정적이다. 손연재는 올 시즌 3차례 월드컵서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종합에서도 연이어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이제 손연재는 라이벌들과의 경쟁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그러면 자연스레 결과도 따라온다는 강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손연재는 "경쟁자들보다 내 연기를 더 클린하는 게 중요하다. 올림픽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끝까지 해봐야 한다.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라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면서 "올 시즌 느낌이 좋다. 훈련과 경기에 즐겁게 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안주하지 않고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더 열심히 해서 조금씩 발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손연재는 4년 전 런던 올림픽서 아픔을 경험했다. 선전을 펼치고도 곤봉을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아쉬움의 5위에 그쳤다. 이후 매년 급격한 성장세를 이뤄냈고, 4년 만에 다시 올림픽과 마주했다. 준비한대로 오롯이 자신의 연기를 펼친다면 결과가 따라온다는 믿음이 생긴 손연재의 생애 두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을 앞둔 각오는 그래서 더 강렬하게 뇌리에 남는다.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온 게 실감나지 않는다. 기대도 되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선수로서 메달도 따고 싶지만 내 연기를 후회없이 완벽하게 하고 나서 결과를 기다리고 싶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