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22, 연세대)가 다가오는 리우 올림픽서 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손연재는 지난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페사로 아드리아틱 아레나서 끝난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종목별 결선 곤봉과 리본서 나란히 18.550점을 획득하며 두 종목 모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개인종합서 73.900점으로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고 아쉽게 4위에 그친 손연재는 종목별 결선 곤봉과 리본서 아쉬움을 달랬다. 손연재는 올 시즌 3차례 월드컵서 연이어 메달을 수확하며 리우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 경쟁
통상 경쟁은 두 가지로 나뉜다. 다른 선수와의 경쟁 그리고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일류 선수라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전자도, 후자도 중요하다. 손연재는 후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상급 선수만이 가질 수 있는 일종의 자신감이다. 자신을 이겨내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굳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손연재는 "경쟁자들보다 내 연기를 더 깔끔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올림픽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끝까지 해봐야 한다. 끝까지 노력하겠다"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세계랭킹 1위 야나 쿠드랍체바와 마르가리타 마문(이상 러시아)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손연재는 이들 둘을 더해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등과 힘겨운 경쟁을 펼쳐야 한다.
손연재는 "올 시즌 느낌이 좋은 것 같다. 훈련과 경기에 즐겁게 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안주하지 않고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더 열심히 해서 조금씩 발전하겠다"라는 각오를 던졌다.
이어 "매 대회마다 메달도, 순위도 중요하지만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어 긍정적이다. 18.5를 넘었으니 다음 대회서 조금 더 좋은 점수를 받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체력
손연재는 올 시즌 체력 강화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왔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과 체력을 동시에 키웠다. 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올 시즌 네 번의 국제대회를 연이어 참가하는 강행군을 치르고도 호성적을 거뒀다. 강인한 체력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손연재는 "체력 훈련을 해서 그런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졌다. 올림픽을 위해 체력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은 월드컵과는 다르게 개인종합으로 순위를 매긴다. 4종목 모두 잘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좋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손연재는 4년 전 런던 올림픽서 좋은 연기를 펼치고도 곤봉을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해 아쉬움의 5위에 그친 바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 정신력
손연재는 정신적으로도 과거와는 다르게 몰라보게 성숙해졌다. 지난달 포르투갈 리스본 월드컵서 자신의 후프가 항공사의 실수로 제 때 도착하지 않은데다가 뒤늦게 도착한 것마저 파손돼 다른 선수의 후프를 빌려 경기를 치렀지만 극적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는 "어쩔 수 없이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멘탈 훈련을 제대로 했다"고 긍정을 노래했다.
낯선 환경에 대해서도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환경적인 부분은 모든 선수들에게 다 같은 조건이기 때문에 잘 적응해야 한다. 올림픽 전에 브라질서 전지훈련을 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래도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는 심리적인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손연재는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 같은 대회이고 같은 프로그램이지만 올림픽은 큰 대회이기 때문에 부담감을 이겨내는 게 숙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런던 대회만 봐도 올림픽 점수는 확연히 다르다. 오히려 나한테 기회다. 내 연기만 깔끔하게 한다면 나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힘들고 긴장도 많이 되지만 부담을 갖지 않고 최대한 즐기면서 하겠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doly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