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 SK텔레콤, SK텔레콤 대 KT. 이름만 들어도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대진이다. 이동통신사 라이벌로 타 리그에서 조차 꾸준한 경쟁자 구도를 그려온 양 팀은 6일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플레이 오프 직행’이란 달콤한 보상을 걸고 롤챔스 스프링 시즌 두번째 경기를 치른다.
지난 1라운드 대결을 앞둔 당시 SK텔레콤은 진에어와 락스전서 씁쓸한 패배를 맛봤고 상대적 약팀과 경기서는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이며 폼이 죽은 것이 아니냐는 평이 많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KT의 승리를 점치기도 했다. 허나 SK텔레콤이 이상하리만큼 KT에 강하다는 ‘팀상성’의 변수가 있었다.
2015 시즌 단일팀 체제로 변화한 후 KT는 SK텔레콤을 상대로 단 한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2015 롤챔스 서머 결승에서는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패를 당했다. 이 ‘팀상성’은 결국 2016시즌 스프링 1라운드에서도 KT의 발목을 잡았다.

2라운드의 상황은 어느 누구의 손을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하다. 2라운드에 들어 제 모습을 찾은 SK텔레콤과 KT는 2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며 승 수를 쌓아갔다. 포스트 시즌 전까지 양 팀의 남은 대진이 하위권 스베누와 콩두전임을 감안하면 이번 대결이 승부처가 될 것이 분명하기에 팬들은 진작부터 ‘명경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있다.
좀 더 긴장해야 하는 쪽은 아무래도 KT다. SK텔레콤에 대한 패배의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한 KT지만 이번 경기에서 진다면 준플레이 오프를 뚫고 올라가 SK텔레콤을 다시 만나도 패배할 확률이 짙어진다. 결국 KT에게 SK텔레콤은 우승뿐만 아니라 상대 전적 전패라는 아픔을 씻기 위해 무조건 넘어야 하는 산이다.
SK텔레콤도 안일하게 생각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여전히 상위권에 위치한 강팀이지만 2015시즌의 ‘세체팀’ 포스는 찾아보기 어렵다. 멤버 변화를 겪고 적응하는 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고는 하지만 상대가 누구든 압도적으로 찍어 누르던 그때의 경기력은 아직이다.
객관적인 경기력만 놓고 보자면 짐작하기 힘든 매치지만, ‘팀상성’에 근거해 SK텔레콤의 손을 조심스레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KT의 드라마를 원하는 팬들도 상당수다. 플레이 오프 직행권을 두고 펼치는 양 팀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놓치지 말고 지켜보자. /yj01@osen.co.kr
[사진] KT 롤스터(위쪽)과 SK텔레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