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최고 포수 몰리나도 인정한 오승환
구위 대신 로케이션 능력 먼저 언급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 중 하나인 야디에르 몰리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동갑내기 팀 동료 오승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좋은 투수이자 친구였다.

몰리나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내셔널리그 포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독식했고, 7년 연속 올스타에 선발된 최고의 포수다. 타격 성적이 매년 하락하고 있기는 하지만 홈 플레이트를 지키고 있을 때의 가치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정상급이다.
그런 그가 오승환을 칭찬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좋은 친구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인상이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2016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있던 그는 한국에서 온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몰리나는 처음 만나는 한국 기자의 어깨를 툭 치며 반가움을 표시할 정도로 친근함과 소탈함을 동시에 갖춘 스타였다.
“(오승환은) 좋은 투수이자 좋은 사람이다. 지금까지는 정말 좋다”고 말한 몰리나에게 오승환이 가진 것 중 가장 인상적인 면이 무엇인지 묻자 “로케이션이다. 원하는 곳에 공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성격 역시 몰리나의 마음에 들었다. 오승환과의 배터리 호흡이 어떤지 가볍게 질문을 던지자 그는 마운드 밖에서의 모습까지 이야기했다. “(호흡이) 정말 잘 맞는다. 그와 대화하는 것이 즐겁다. 마운드에서는 좀처럼 변화가 없고 진지하지만 마운드 밖에서는 유쾌하고 잘 웃는 성격이다”라는 것이 몰리나의 설명이다.
피츠버그 원정 기간 세인트루이스의 클럽하우스에서도 둘의 거리는 가깝다. 출입문 기준으로 바로 왼쪽이 오승환, 오른쪽은 몰리나의 라커다. 바로 옆 자리는 아니지만, 클럽하우스에서 둘 사이는 2m 남짓이다. 자주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은 환경.

둘은 4일 개막전에서 배터리로 함께 출격해 1이닝을 2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마스크를 쓴 몰리나는 이 과정에서 메이저리그 정상급 프레이밍(볼이 스트라이크로 보이도록 공을 잡는 기술)으로 마운드에 선 투수를 도왔다. 6일에도 몰리나는 공을 받았고, 오승환은 상대한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과시했다.
개막을 앞두고 백업 포수 브라이언 페냐가 왼쪽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오프시즌 동안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 수술을 받기도 했던 몰리나의 부담은 커졌다. 하지만 몰리나는 “에릭 프라이어도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과 함께 162경기를 책임질 백업 포수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