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야구하나?" 구대성도 놀란 박정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4.06 05: 51

구대성, "박정진 아직도 야구하다니"  
박정진 대선배 앞에서 '시즌 첫 승'
"너 아직도 야구 하냐?"

지난 5일 한화의 대전 홈 개막전에는 반가운 얼굴이 깜짝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999년 한화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며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던 '레전드' 구대성(47)이 그 주인공이었다. 지난 2010년 9월3일 디저에서 은퇴경기와 은퇴식을 끝으로 가족들과 호주로 떠난 구대성은 이날 특별 시구자로 초대돼 6년 만에 대전 홈구장을 방문했다. 
구대성은 "오랜만에 대전을 찾았다. 야구장도 그렇고 한화 선수들도 많이 바뀌었다. 아는 선수가 얼마 없더라"며 6년의 세월이 흘렀음을 실감했다. 대부분 낯선 얼굴 속에서 구대성의 눈에 띄는 반가운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한화 투수 최고참 박정진(40)이었다. 
구대성은 경기 전 라커룸에서 박정진을 보곤 반가워하며 "너 아직도 야구하고 있냐?"며 신기해했다. 호주에서 인터넷으로 한화 소식을 접하는 구대성이지만 그는 "야구할 때도 야구를 안 봤지만 지금도 그렇게 관심 있게 보지는 않는다"고 인정했다. 불혹의 나이가 넘어서도 야구하는 박정진이 꽤 놀라운 모습이었다. 
박정진이 1999년 한화에 입단했을 때 구대성은 팀의 절대 중심이었다. 7살 터울로 박정진이 쉽게 바라볼 수 없는 하늘 같은 선배였다. 2010년 구대성이 국내 무대에서 은퇴할 때도 박정진은 만 34세 베테랑이었다. 그때부터 박정진은 야구인생의 전성기를 열었고, 지금까지도 건재를 자랑하며 구대성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박정진은 "대성이형이 경기 전 라커룸에 왔다. '너 잘하고 있냐?'고 물으시는데 난 말을 못하겠더라. 다른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고 대신 대답해줬다"며 웃은 뒤 "오랜만에 뵈었는데 말씀하시는 것도 그렇고 예전 그대로 여전하시더라. 은퇴한 뒤 호주에만 계셔서 6년 만에 처음으로 만났다. 정말 반가웠다"고 기뻐했다. 
박정진은 "대성이형은 저에게 워낙 어려운 선배이지만 우상이기도 하다. 대성이형이 온 날 승리를 거둬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박정진은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1⅓이닝을 던지며 안타와 볼넷을 1개씩 허용했지만, 삼진 3개를 뺏어내며 무실점 역투로 구원승을 따냈다. 한화의 시즌 첫 승 주인공이 된 것이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박정진은 특유의 타점 높은 투구와 절묘한 슬라이더로 위력을 떨쳤다. 지난해 무리한 여파로 후유증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1일 잠실 LG전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올해도 한화 불펜의 절대 중심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박정진은 "2016년 팀의 첫 승 경기에 보탬이 돼 의미가 있다. 개막 2연패로 분위기가 조금 안 좋았지만 훈련을 일찍 시작하며 새로운 분위기로 다시 시작했다. 경기 초반 열세였지만 경기를 뒤집었다. 위기가 될 수 있었지만 팀이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고 한화의 반등을 자신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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