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첫 승' 한화, 두 가지 의미 있는 변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4.06 06: 38

선발 마에스트리 최대한 길게 끌어  
김경언 2번, 번트 없는 강공 야구
한화가 홈 개막전에서 기분 좋은 역전승으로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한화는 지난 5일 넥센을 상대로 한 대전 홈 개막전에서 9-5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2일 잠실에서 LG에 연이틀 연장 끝내기 패배로 충격을 입었지만, 홈 개막전에서 보란 듯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바꿨다. 한화의 뒤늦은 개막 첫 승, 결과 이상으로 과정에도 의미가 있었다. 
이날 한화는 선발 알렉스 마에스트리를 최대한 길게 가져가려 했다. 마에스트리는 4⅔이닝 동안 5실점하며 흔들렸지만 투구수 109개를 던진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갔다. 5회 2사 2루 위기에서 제구가 흔들리며 몸에 맞는 볼과 볼넷을 남발한 뒤 리드를 내주는 2타점 적시타를 맞고서 강판됐다. 
결과만 놓고 보면 투수 교체 타이밍이 확실히 늦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오늘은 웬만해선 5회까지 선발투수를 끌고 가려 했다"고 말했다. 일주일의 첫 경기 화요일이었고, 불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선발을 길게 가져가야 했다. 개막 2연전 송은범과 김재영이 3이닝·1⅔이닝 만에 강판된 것과 달랐다. 
한화는 에스밀 로저스와 안영명이 컨디션 난조로 엔트리에 없다. 선발 원투펀치가 없는 상황에서 불펜 부담이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럴수록 대체 선발 역할이 중요하다. 비록 5이닝에 아웃카운트 하나가 모자랐지만 마에스트리가 5실점으로 리드를 내줄 때까지 바꾸지 않은 건 개막 2연전과 다른 운용이었다. 
공격적으로 볼 때는 '강한 2번' 타순이 돋보였다. 이날 한화는 중심타자로 활약한 김경언을 1번 정근우 바로 뒤 2번 타순에 붙였다. 1회 무사 1루 김경언 타석에서 번트 사인이 나지 않았다. 2점차 열세였다는 것을 감안해도 김성근 감독 스타일과 달랐다. 김경언은 병살타를 쳤지만 타구 질은 나쁘지 않았다. 
3회에도 무사 1루에서도 김경언은 번트 대신 강공으로 방망이를 휘둘렀고, 우전 안타로 동점타의 발판을 마련했다. 타자일순으로 대거 6득점을 폭발한 6회에도 번트가 없었다. LG와 개막 2연전에서 무사 1·2루 번트, 1사 2루 번트 포함 5개 번트가 있었지만 이날은 번트를 시도할 기미조차 볼 수 없었다. 
화끈한 공격으로 맞불을 놓은 한화는 9득점을 폭발했고, 방망이로 경기를 뒤집어 승리했다. 현재 한화 라인업 폭발력을 감안하면 번트보다 강공으로 대량 득점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 어차피 투수력이 강하지 못한 한화는 다득점이 승리 필수조건이다. 개막 첫 승에서 한화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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