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먹은 벙어리?’ LG, 합의판정 전략 수정해야 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4.06 06: 21

LG, 개막전에 이어 KIA전서도 오심으로 불이익
적극적인 심판 합의판정 요청 필요 
LG 트윈스가 심판 합의판정을 하지 않아 2실점했다. 개막전 더블스틸 실패까지 포함하면 총 3점을 잃은 셈이다. 이대로라면 심판 합의판정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 아무리 경기 후반 중요한 순간을 위해 남겨둔다고 해도, 적어도 한 번은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홈 충돌 외에도 승부에 영향을 끼치는 플레이는 많다.

개막전부터 애매한 순간과 마주했다. LG는 지난 1일 잠실 한화전에서 심판 합의판정을 신청하지 않아 득점이 무산됐다. 5회말 2사 1, 3루에서 1루에 이천웅이 3루에 정성훈이 자리했다. 이천웅이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정성훈도 홈으로 파고들었지만, 이천웅이 2루에서 태그아웃 판정을 받으며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당시 중계 카메라가 잡은 리플레이 화면에서 이천웅은 태그되지 않았다. 만일 이천웅이 덕아웃에 심판 합의판정을 신청했다면, LG는 더블스틸에 성공했을 것이다. 다음날 이천웅은 “태그되지 않았다. 접촉이 없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덕아웃에 심판 합의판정을 신청했는데 내 제스처가 너무 작았다. 처음 해보는 거라 많이 어색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그런데 양상문 감독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양 감독은 “천웅이가 비디오 판독(심판 합의판정)을 요청했더라도 우리 쪽에서 신청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홈 충돌이 비디오 판독에 들어가면서 비디오 판독 요청을 아껴야만 한다. 두 번 요청이 가능해졌지만, 경기 후반 정도가 아니면 웬만해선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심판 합의판정 신청은 감독의 권한이다. 팀에서 오직 감독만이 심판에게 심판 합의판정을 신청할 수 있다. 때문에 보통은 그라운드 위에 있는 선수가 덕아웃을 향해 심판 합의판정 요청사인을 내고, 감독이 심판에게 심판 합의판정 의사를 전한다. 물론 감독이 경기 상황을 보고, 심판 합의판정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5일 광주 KIA전은 감독이 직접 심판 합의판정을 요청해야 하는 경우였다. LG는 수비이닝이었던 5회말 1사 1, 2루에서 류제국이 대타 김다원에게 6-4-3 더블플레이를 유도하는 듯했다. 유격수 강승호의 2루 송구로 1루 주자 김민우가 포스아웃됐지만, 1루에선 타자주자가 세이프 판정이 났다. 1루수 양석환이 포구 순간 1루 베이스를 밟지 않았다는 1루심의 판정이었다. 양석환은 1루심의 판정에 그대로 순웅했다. 
하지만 이 판정도 오심이었다. 중계 카메라가 잡은 리플레이 화면에서 양석환은 1루 베이스를 밟고 있었다. KIA의 홈구장인 챔피언스필드는 원정팀이 1루 덕아웃, 홈팀이 3루 덕아웃을 쓴다. 1루에 자리한 LG 선수단의 눈에 당시 상황이 포착됐을 것이다. 판정이 번복됐다면 그대로 이닝이 끝났다. 확신이 없더라도 심판 합의판정 한 개 정도는 얼마든지 써도 됐다. 경기 중반이었고, 경기 후반에 사용할 여분도 남아있었다. 
결과적으로 LG는 이 오심하나로 리드를 내줬다. 류제국은 2사 1, 3루에서 김원섭에게 2루타를 맞아 1-2로 역전 당했다. 심판 합의판정을 신청했다면, 1-0 리드를 지킨 채 6회초에 들어갔을 것이다.  
심판 합의판정은 2014시즌에 신설됐다. 2015시즌까지는 경기당 기본 1회 요청, 최대 2회 요청이었다. 심판 합의판정 요청으로 판정이 번복돼야 차후 한 번 더 요청할 수 있었다. 때문에 심판 합의판정 요청에 신중을 가해야 했다. 경기 초반부터 심판 합의판정을 섣부르게 쓰면, 정말 중요한 후반에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고충을 감안해 올 시즌부터는 기본 2회 요청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작년보다 적극적으로 심판 합의판정을 요청해도 된다. 현재 LG는 신설된 규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양 감독의 이야기처럼 홈 충돌도 심판 합의판정에 적용된다. 홈 접전 상황에서 포수가 홈을 완전히 막고 있다면 세이프다. 그런데 모든 경기에 홈 접전 상황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LG가 지금까지 치른 3경기에선 단 한 번도 홈 접전 상황이 나오지 않았다.
올 시즌 LG에는 20대 젊은 선수, 그리고 군 전역 선수가 많다. 이천웅도 지난해 경찰청에서 전역했다. 이천웅처럼 2013시즌 후 군에 입대한 선수들은 심판 합의판정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선수단 전체적으로 심판 합의판정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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