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6안타’ SK 김재현이 다시 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4.06 06: 26

“6안타 경기는 20년 넘게 야구를 하면서 처음인 것 같아요”
김재현(29, SK)은 5일 잊지 못할 경기를 펼쳤다. 비록 1군 무대는 아니지만 2군에서 한 경기에 무려 6개의 안타를 몰아치는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2군에서도 6안타 경기의 기회는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하루에 6번의 타석 기회가 오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김재현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는 어투였다.
김재현은 5일 화성 히어로즈(넥센 2군)와의 퓨처스리그 개막전에서 선발 1번 중견수로 출전, 6타수 6안타 4득점 3도루라는 맹활약으로 팀의 11-5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중전안타, 3회 2루수 방면 내야안타, 5회 우익수 옆 2루타, 6회 좌중간 2루타, 7회 1루수 방면 내야안타, 9회 중전안타로 6안타 경기를 만들어냈고 4번이나 홈을 밟았다. 리드오프가 6번을 살아나가는 경기에서 지기도 쉽지 않다.

김재현은 “경기에 많이 못 나가 감이 떨어져 있는 것 같았는데 막상 나가서 하다 보니 어쩌다 6안타를 치게 됐다”라고 웃었다. 이 말에 김재현의 현 상황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김재현은 1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선발투수들이 합류하는 과정에서 2군으로 내려와 2군 개막전에 임했다. 1·2군 개막전에 모두 나선 셈이다. 시범경기에서는 백업이다 보니 풀타임을 뛰지 못했다. 다시 한 번 냉정한 현실의 벽을 실감했다.
올해는 반드시 확실한 1군 선수가 되겠다고 이를 악문 김재현이었다. 그러나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경쟁도 치열했고 갈비뼈 부위에 부상도 있어 제 컨디션을 이어가지 못했다. 대신 대만 타이중 퓨처스팀(2군) 캠프에서 한 달을 보냈다. 어쩌면 좌절이었다. 김재현은 캠프 막판 1군으로 콜업돼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했지만 다시 2군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시 뛴다는 각오다. 김재현은 “물론 2군으로 내려온 것은 아쉽다”라면서도 “시즌을 치르다보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열심히 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훈련량이 많았던 플로리다 캠프와 타이중 캠프를 소화해 체력적으로는 힘든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럴 수록 자신을 더 채찍질하고 있다.
SK 외야는 사실 틈이 넓은 편은 아니다. 이명기 김강민 정의윤이라는 확실한 주전 선수들이 있다. 주루·수비·작전에서 최고의 선수인 조동화에 베테랑 박재상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먼저 출발했다. 그러나 김재현은 팀 내 최고의 발을 자랑한다. 수비도 인정받았다. 타격감을 끌어올린다면 언제든지 1군에 갈 수 있는 선수다. 개막전 6안타 기록지가 가볍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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