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세든, SK 외인 첫 걸음 ‘쾌청’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4.06 10: 52

SK의 두 외국인 투수인 메릴 켈리(28)와 크리스 세든(33)이 순조로운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승운은 없었지만 올 시즌 안정적인 활약을 예감케 하는 투구 내용이었다.
켈리와 세든은 올 시즌 첫 등판에서 각각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든든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켈리는 2일 인천 kt전에서 6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세든은 더 좋았다. 5일 사직 롯데전에서 7이닝을 책임지며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선방했다.
켈리는 지난해 11승을 거두며 ‘에이스’ 김광현과 함께 팀 선발진을 이끌었다. 2013년 14승으로 리그 다승왕을 차지했던 세든도 지난해 중반 SK로 복귀, 시즌 막판 힘을 내며 팀의 역전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두 선수는 시즌 막판 분전을 통해 재계약까지 이르렀다. 올해도 김광현과 더불어 팀 선발진을 이끌어나갈 인물들로 기대받고 있다.

첫 등판은 두 선수 모두 좋았다. 켈리는 최고 151㎞에 이르는 빠른 공과 체인지업 조합으로 kt의 만만치 않은 타선을 잘 막았다. 켈리의 장점은 포심패스트볼은 물론, 투심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까지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홈 플레이트 앞에서의 공 움직임이 다양하다는 것. 이런 켈리의 장점은 첫 경기부터 150㎞를 넘나든 넘치는 힘과 함께 빛을 발했다.
동료들의 실책이 나와 다소 고전하는 시기가 있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경기 내용은 좋았다. 켈리는 미국식으로 몸을 만들어왔으며 이제 오키나와 연습경기에는 아예 등판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부터 코칭스태프에서는 “공이 좋다.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적장인 조범현 kt 감독조차 “정말 좋더라. 그런 공이 150㎞이 나오면 치기 힘들다”라고 칭찬했다.
오키나와와 시범경기에서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던 세든도 첫 등판에서 호투했다. 2실점하기는 했지만 빗맞은 안타가 적시타로 이어졌던 측면은 고려해야 한다. 오히려 좋은 점이 더 많이 들어온 한 판이었다. 140㎞ 전후의 빠른 공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렀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롯데 타자들의 무수한 헛스윙을 양산해냈다. 여기에 슬라이더까지 낮게 떨어졌다.
세든은 오프시즌 중 힘을 기르기 위한 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적인 하체의 안정감이 더해지면서 공이 나오는 밸런스도 좋아졌다. 세든이 지난해 고전했던 이유는 공이 넘어오는 단계가 자연스럽지 않아 제구가 흔들렸다는 것인데 적어도 이날은 그런 단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2013년의 모습에 상당 부분 근접해 보였다.
두 선수는 이미 상대에서도 분석은 다 마친 선수다. 그럼에도 이 정도 투구 내용을 보였다는 것은 올 시즌 기복 없는 투구를 기대케 한다.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에이스로 군림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둘 수 있다면 두 선수의 몫은 다하는 셈이 된다. 첫 경기 내용은 “그 정도는 기대해도 된다”라는 것을 어렴풋이 보여주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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