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픽]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든 심판, 고개 숙인 전북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4.06 20: 51

경기는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의 몫이다. 심판도 함께 뛰지만 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전북다. 그러나 6일(이하 한국시간) 베트남 투 저우 못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4차전 전북 현대와 빈즈엉(베트남)의 경기는 달랐다.
전력에서 앞서는 전북은 경기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심판의 휘슬에 경기 운영이 꼬였다. 페널티킥을 얻어야 하는 순간에 정상적인 플레이를 선언했다. 그리고 전북이 빈즈엉의 파울로 보호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는 오히려 가해자로 선언을 해 전북을 수적 열세로 몰았다. 그 결과 전북은 2-3으로 패배했다.
▲ 경기의 흐름 망친 심판

전북은 경기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빈즈엉을 몰아붙였다. 빠른 선제골을 만들어 일찌감치 승부를 내겠다는 의도였다. 전반 8분에는 좋은 기회가 왔다. 레오나르도의 헤딩 패스를 받은 이종호가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고 문전으로 돌파했다. 빈즈엉 수비진은 이종호를 막으려 했지만 내민 발에 이종호가 걸렸다. 명백한 파울. 페널티킥을 받아야 했지만 심판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그리고 2분 뒤. 빈즈엉의 반격 상황에서 전북의 박스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빈즈엉의 중거리 슛이 전북의 미드필더 파탈루의 손에 맞았다는 것이었다. 키커로 나선 응웬안덕은 쉽게 골로 연결했다. 전북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연속된 장면이다. 파탈루의 핸드볼 파울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종호에게 가해진 파울이 선언됐더라면 경기의 흐름이 빈즈엉에게 넘어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
▲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든 심판
후반 31분 측면 수비수 김창수는 박스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빈즈엉의 수비가 시도한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프리킥이 주어져야 했다. 공이 빠진 상황에서 태클이 들어왔다. 그런데 심판은 김창수에게 다가와 옐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창수가 페널티킥을 얻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펼쳤다는 것이었다. 김창수는 억울했지만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2분 뒤에 발행했다. 하프라인 중간에서 김창수는 빈즈엉 선수로부터 종아리를 밟혔다. 김창수는 확실한 피해자였다. 이번에는 심판이 빈즈엉의 선수에게 옐로 카드를 꺼내야 할 순간이었다. 그러나 심판은 빈즈엉 선수가 아닌 김창수에게 다가와 옐로 카드를 꺼냈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뀌었다. 김창수는 항의를 했지만 심판은 자신의 판정을 뒤집지 않았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 MBC스포츠+2 중계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