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시즌 2차전이 열린 4월 6일 수원구장에서 해외 원정 불법 도박에 연루된 삼성의 윤성환과 안지만 두 투수가 등판했습니다.
큰 논란의 중심에 서서, 선발 윤성환은 역대 25번째 개인통산 100승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6이닝 4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11-6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9회에는 안지만도 나와 마무리했습니다. 세이브 상황이 아님에도 컨디션 점검을 위해 등판을 한 것입니다. 삼성은 경찰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선수 생명 보호 차원에서 출장 시킨다고 했습니다.

지난 3일, 삼성은 윤성환·안지만의 기자회견 자리를 만들었지만, 그들이 취재진 앞에 선 것은 1분도 되지 않았고 윤성환이 대표로 "팬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 야구에만 전념해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다"는 말을 남기며 모자를 벗고 90도로 고개를 숙인 것이 전부였습니다.
원정 도박 의혹에 대한 어떠한 해명도 없었고 삼성구단 역시 두 선수를 엔트리에 등록하기 위한 조치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 선수가 야구팬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보여주지 않았고 그동안 삼성구단은 해당 선수들에게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해당 선수들은 아직 수사가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잘못한 것이 없다. 죄가 인정될 경우에는 어떤 조치와 비난도 감수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은 게 스스로 죄를 자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구단은 경찰 조사가 나오지 않더라도 그들이 어떤 행위를 했는 지 가장 잘 파악했으리라고 짐작하는데 구단 차원에서 자체 징계를 내렸어야 마땅합니다.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도 세간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 징계를 했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작년 10월, 언론을 통해 '마카오 원정 도박 스캔들'이 터져 프로야구계를 진흙탕으로 만들었습니다. 거론된 4명은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오승환으로 모두 삼성의 정상급 투수들입니다.
삼성은 당시 김인 대표이사가 10월 20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라이온즈 선수들에 대한 입장 및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도박 의혹 선수들을 한국 시리즈에서 배제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지만 구체적인 징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임창용은 방출되고 다른 3명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습니다.
뒤이어 시작된 검찰 조사에서 오승환과 임창용은 혐의가 인정돼 서울 중앙지법으로부터 벌금 최고형인 1000만 원의 약식 기소됐고 KBO는 시즌 50%(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안지만, 윤성환의 수사 상황은 지지부진해 경찰 역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이 사이 오승환은 올 1월 초,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하면서 KBO의 징계를 피해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28일에는 기아 타이거즈가 삼성에서 방출된 임창용의 영입을 공식 발표가 있어 여론이 좋지 않습니다.
KBO는 오승환, 임창용의 징계 수위를 발표하면서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반도핑 제재 공고를 기준점으로 삼았다고 했습니다.
KADA의 공고에서 도핑 첫 위반 시에는 총경기 수의 50% 출장정지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작년 6월 도핑테스트를 통해 금지 약물인 스타노졸롤을 복용한 한화의 최진행에게 벌금 1000만 원과 KBO는 30경기 출장정지에 그친 바 있습니다.
지난해 9월 한국 프로농구연맹(KBL)은 프로 진출 이후 불법 스포츠 도박을 벌인 현역 선수들에게 최대 영구제명의 징계를 내린 바 있어 대비됩니다.
KBO는 2009년에는 롯데 정수근이 반복된 음주 사고를 저지르자 무기 실격 시켰습니다. 2012년에는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LG의 박현준과 김성현이 같은 징계를 받았고 LG는 영구제명 시켰습니다.
지난해에는 삼성의 정형식이 음주운전으로 '임의탈퇴'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작년 6월 24일, 오토바이와 접촉 사고를 낸 뒤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해 문제를 일으켰던 LG 정찬헌은 잔여 경기인 75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1000만 원, 봉사활동 240시간이란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LG 정성훈 역시 음주운전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벌금 1000만 원과 잔여경기 출장 정지, 봉사활동 120시간 징계가 내려졌는데 시즌 말미였기에 실질적인 출장 정지 경기는 고작 13경기 뿐이었습니다.
또 지난 3월 12일 음주운전을 한 kt의 오정복에게 구단은 10경기 출전정지와 300만원의 벌금을 내도록 했는데 KBO는 오정복에게 정규시즌 15경기 출장 정지와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120시간 징계를 내렸습니다.
이처럼 KBO가 적용되는 징계도 매번 달라 문제입니다.

한편 일본은 지난 3월 도박 혐의를 일으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다카키 쿄스케에게 일본프로야구기구(NPB)에서 자격 정지 1년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소속팀 요미우리에게 500만 엔의 제재금 처분을 받게 했습니다.
다카키는 지난해 10월 같은 팀 선수인 카사하라 마사키, 마쓰모토 타츠야, 후쿠다 사토시와 함께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다카키를 제외한 3명에게는 무기한 자격 정지 정지가 내려졌습니다. 다카키는 다른 3명 보다 도박에 관여한 기간이 짧았고 이후에도 도박 권유를 받았으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요미우리 구단은 도박 스캔들에 연루된 3명(후쿠다 사토시, 가사와라 쇼키, 마츠모토 류야)과의 계약을 모두 해지했습니다. 팬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자 요미우리는 하라사와 아쓰시 구단 대표도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습니다. /OSEN 편집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