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이 ‘끝판왕’을 깨고 꿈의 70승을 달성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5-2016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112-101로 제압했다. 골든스테이트는 1995-96시즌 시카고 불스(72승 10패) 후 NBA 역사상 두 번째로 70승(9패)을 돌파했다. 골든스테이트가 남은 3경기서 모두 이긴다면 73승으로 NBA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경신한다.
올 시즌 NBA 최고의 빅매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경기장 입장권이 최소 300달러(34만 6천 원)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경기장 근처는 세 시간 전부터 교통체증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베이 에이리어 지역언론은 물론 ESPN 등 전국미디어가 모두 참석했다. 헝가리, 일본, 중국, 터키, 독일, 한국 등 전세계에서 모인 수십 명의 기자들의 취재경쟁은 마치 NBA 파이널을 보는듯했다. OSEN에서 생생한 경기현장을 해시태그 키워드로 풀었다.


#커리 #인증샷 #찍지마 #농잘알
미네소타전에서 3점슛 4/14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스테판 커리. 샌안토니오전을 앞두고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연습이 끝나면 항상 다정하게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라커룸으로 향하던 커리였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결연한 표정으로 라커룸에 들어가 팬들을 살짝 서운하게 했다.
사진기자들도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커리의 모습을 앵글에 담으려고 대기 중이었다. 커리는 마치 ‘날 찍지 마세요’라는 듯 100미터 달리기 속도로 복도를 통과했다. 워리어스 관계자는 “방금 뭐가 지나갔어요? 커리 닮았는데”라며 농담을 했다.
절치부심해던 커리는 달랐다. 팀 덩컨을 앞에 두고 과감한 레이업슛을 넣는 등 커리는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다만 장기인 3점슛은 1쿼터 침묵했다. 2쿼터 종료 4분 16초를 남기고 커리가 첫 3점슛을 넣었다. 탐슨까지 연달아 3점슛이 터졌다. 기립박수를 치는 팬들의 응원에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
커리는 3쿼터 9득점을 폭발시키며 터지기 시작했다. 플로터, 3점슛 등 자유자재로 슛이 꽂혔다. 커리가 분발하자 어느새 점수 차가 3쿼터 중반 71-48, 23점차까지 벌어졌다. 커리는 앨리웁 덩크슛까지 시도했지만 공중에서 공을 놓쳤다. 대신 커리는 앤드류 보거트에게 완벽한 앨리웁 패스를 배달했다. 전반전 7점에 그친 커리는 3쿼터에만 15점을 쏟아내 사실상 경기를 끝냈다. 커리가 공을 잡을 때마다 팬들은 'MVP'를 연호했다. 커리는 27점, 3점슛 3/7, 9어시스트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포포비치 #수비해 #3점슛
골든스테이트는 클레이 탐슨이 시도한 첫 3점슛을 바로 성공시켰다. 그러자 포포비치 감독이 곧바로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NBA에서 한 골을 먹었다고 경기 시작 후 59초 만에 작전시간을 부르는 경우는 없다. 포포비치는 대니 그린이 매치업 상대인 탐슨에게 수비를 소홀히 하자 곧바로 불러서 주의를 줬다. 그만큼 골든스테이트의 3점슛을 막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과제였다.
결과적으로 포포비치의 지시는 실패로 돌아갔다. 골든스테이트는 커리와 탐슨(14점, 6어시스트)은 물론 해리슨 반스(21점, 7리바운드, 3점슛 3개), 드레이먼드 그린, 리안드로 발보사, 브랜든 러쉬까지 골고루 터졌다. 3점슛 12개, 성공률 48%를 기록한 팀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그린 #T파울 #심판콜
1쿼터 드레이먼드 그린은 토니 파커와 리바운드르 다투다 파울판정을 받았다. NBA심판도 사람이라 완벽하지 않다. 정당한 몸싸움을 심판이 파울로 불어버렸다. 화가 난 그린은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다른 심판은 즉각 테크니컬 파울을 지적했다. 여기까지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분이 풀리지 않은 그린은 파울콜을 분 피츠제랄드 심판을 끝까지 찾아가 재차 설명을 요구했다. 그린에게 파울을 분 심판은 소신을 굽히지 않고 그린에게 왜 파울을 불었는지 설명했다. 만약 한국이라면 심판의 권위에 대한 선수의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장면. NBA에서 파울은 파울이고, 따질 것은 따진다. 그리고 심판은 판정에 대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 NBA는 판정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어떤 심판이 콜을 했는지도 공식기록에 남긴다.

그린은 201cm의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코트를 지배했다. 2쿼터 그린의 속공이 빛을 발했다. 데이빗 웨스트는 그린의 스피드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 그린은 골밑의 션 리빙스턴에게 꿀패스를 배달하고 포효하기도. 그린은 18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시즌 14번째 트리플더블을 아쉽게 놓쳤다.
#덩컨 #할배 #아직도뛰나
경기를 앞두고 양 팀 감독은 팀 덩컨(40)을 두고 설전을 펼쳤다. 스티브 커는 “스퍼스와 우리 모두 최고의 선수들을 모두 내보내 싸우길 원할 것이다. 젊은 우리 선수들은 어제 하루를 푹 쉬었다. 나이 많은 스퍼스 선수들이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덩컨 등 노장들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도 질 수 없었다. 그는 “덩컨의 무릎상태가 한 동안 좋지 않았다. 덩컨에 대한 비판이 무엇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덩컨은 무릎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많은 것을 해내고 있다. 계속 그를 뛰도록 하겠다. 덩컨은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다. 여름에 열심히 훈련해서 항상 좋은 몸을 유지한다.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며 덩컨을 추켜세웠다.

덩컨은 선발센터로 나와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전성기에 비해 위력은 확실히 떨어졌다. 덩컨은 19분을 뛰면서 4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라마커스 알드리지의 쉬는 시간을 책임지는 정도 작은 역할이었다. ‘더블더블 머신’으로 그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덩컨뿐 아니라 토니 파커(27분, 10점, 3어시스트)와 마누 지노빌리(16분, 6점, 2어시스트)의 출전시간도 적었다. 카와이 레너드 혼자 많은 시간을 뛰며 23점으로 분전하는 모습이었다. 포포비치 감독은 정규시즌 승수쌓기나 골든스테이트의 최다승을 방해하는 것보다 플레이오프를 더 중시 여겼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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