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된 '불펜 기둥' 이보근의 각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4.09 06: 02

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의 불펜은 어느 해보다 변화가 크다.
손승락이 FA로 빠져나가고 한현희, 조상우가 수술대에 오르면서 넥센은 지난해까지 유용하게 썼던 필승조 카드가 모두 날아갔다. 올 시즌 필승조는 이보근, 김택형, 김세현. 이들의 활약 여부가 올 시즌 넥센의 성적을 좌우할 수 있다.
특히 이보근의 역할이 크다. 이보근은 2005년 현대 유니콘스 입단 후 꾸준히 불펜에서 활약해온 불펜 베테랑이다. 최근 2년 공익근무를 하면서 실전에서 멀어졌지만 다시 돌아와 예전과 같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보근은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7회 1사 후 등판해 2피안타 1사사구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보근은 윌린 로사리오와 김경언을 삼진 처리하며 자신이 지핀 불을 스스로 껐다.
송진우 KBS N sports 해설위원은 8일 잠실 두산-넥센전을 앞두고 "만루 위기고 풀카운트였던 상황에서 김경언에게 낮은 변화구를 선택한 것은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보근을 칭찬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우리 팀에서 그런 상황을 이겨낼 투수는 보근이 밖에 없다. (김)택형이는 아직 부담이 크다. 보근이는 우리 팀 기둥이 돼야 하는 투수"라고 믿음을 보였다.
이날 만난 이보근은 "100% (박)동원이의 리드대로 던졌다"고 말했다. 이보근은 "거기서 결과가 안좋을텐데 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는 2년간 1군에 없었고 동원이는 계속 타자들을 봐왔기 때문에 동원이 말이 맞다고 믿고 던졌다.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보근은 이어 "내가 내보낸 주자들을 막은 것 뿐이다. 아직 필승조지만 평균자책점(6.00)이 너무 높다. 2년 동안 야구를 쉬었는데 그동안 빨리 야구를 하고 싶었다. 막상 돌아와보니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생각했던 대로 조금씩 되고 있다. 더 싸워서 평균자책점을 내려야 한다"고 목표를 세웠다.
이보근은 "아내가 차려주는 아침밥을 매일 먹고 출근하고 있다"며 필승조 복귀의 일등공신으로 아내를 꼽았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팀의 신뢰를 듬뿍 안고 마운드에 오르는 이보근이 '기둥'이라는 말처럼 넥센 불펜을 계속 든든히 떠받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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