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첫 홈런' 박병호, 세리모니 하지 않은 이유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4.09 12: 31

드디어 첫 홈런이 터졌다. 
'한국산 대포' 박병호(30.미네소타)가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코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경기 네 번째 타석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홈런포를 생산했다. 
이날 6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2로 맞선 8회초 타석에 올라 캔자스시티의 중간투수 호아킴 소리아를 상대로 그는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슬라이더(79마일)를 그대로 후려쳐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포로 연결됐다.

 
맞는 순간 소리아는 고개를 떨구었고 좌익수도 따라가다 이내 포기했다. 타구는 쭉쭉 뻗더니 관중석 상단에 떨어졌다. 132m짜리 대형홈런이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홈런. 자신의 첫 타점이기도 한 이 홈런으로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박병호는 고대하던 첫 홈런인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홈런을 때리고 1루를 향해 뛰면서도 방망이를 던지지 않고 가만히 내려놓았다.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그라운드를 돌았다. 주먹을 불끈 쥐거나 웃지도 않았다. 홈런을 때린 얼굴이 아니었다. 장소가 캔자스시티의 홈구장이라는 점도 있었고 한국에서도 특별한 세리모니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더그아웃에서는 웃기도 했고 동료들에게서 축하도 받았다. 개막전에서 첫 안타를 때리고 축하를 보낸 동료들이었다. 첫 홈런에 첫 타점까지 올렸으니 다시 한번 진심어린 축하를 했다.  박병호의 홈런으로 더그아웃 분위기가 활짝 살아났다. 그러나 마운드가 8회말 3-4로 역전을 당해 첫 홈런포는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지 못했다. 
첫 타석에서 홈런 조짐이 있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벤추라의 2구째 패스트볼(96마일)을 정확하게 받아쳤다. 비거리 404피트(약 123m)까지 날아갔지만 담장 앞에서 걸리고 발았다. 그 좋은 느낌을 네 번째 타석에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날 첫 홈런, 첫 타점, 첫 득점에 이어 멀티 출루까지 자신의 몫을 충분히 했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안착하고 있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