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강제 개점휴업, 한화의 씁쓸한 현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4.09 12: 42

개막 6경기 중 2경기만 등판  
아직 홀드·세이브 기회 없어
최고의 구원투수가 왔는데 쓸 일이 없다. 한화가 처해있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한화는 지난겨울 FA 시장에서 특급 좌완 정우람(31)을 영입했다. 역대 구원투수 최고액(84억원)을 안기며 김성근 감독이 추구하는 불펜야구의 완성을 이루는 듯했다. 박정진·권혁에게 집중됐던 부담을 '고무팔' 정우람이 덜어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우람은 한화 유니폼을 입고서도 변함없이 안정된 투구를 하고 있다. 시범경기 5경기에서 6⅓이닝 무실점으로 3개의 세이브와 홀드 1개를 거두며 가볍게 몸을 푼 정우람은 정규시즌이 개막한 뒤에도 4이닝 동안 안타, 사사구 없이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행진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우람이 한화의 개막 6경기 중 2경기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1일 잠실 LG전에서 8회부터 10회까지 3이닝을 소화하며 27구 무실점으로 위력을 떨쳤으나 동점 상황에서 올라와 홀드·세이브 조건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4일을 쉬고 5일 대전 넥센전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다만 4점차 리드 상황이라 역시 홀드와 세이브는 없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8일 마산 NC전까지 정우람은 3경기 째 개점휴업 중이다. 물론 몸 상태는 문제없다. 
정우람에게는 지금 등판 기회가 오지 않을 뿐이다. 8일 NC전에서 한화가 8회초 추격전을 전개할 때 정우람은 불펜에서 몸을 풀며 등판을 대기했다. 그러나 한화는 1점차 턱밑까지 추격하는 데에만 만족해야 했고, 정우람은 몸만 풀다 경기를 마쳤다. 
한화는 개막 후 6경기 내내 선발투수가 흔들리며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아직 팀 세이브·홀드 기록이 없는 팀은 한화와 SK, 2개 팀밖에 없다.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세이브 기회가 있었지만 8회 시작부터 던진 권혁이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남겨 놓고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이날 정우람은 경기 전부터 출장명단에서 제외됐고, 세이브할 수 있는 기회에도 나갈 수 없었다. 1군 27명 엔트리 중 25명만 당일 경기에 출장할 수 있는데 보통 전날과 다음날 선발투수들이 빠진다. 하지만 확실한 붙박이 선발이 없는 한화는 마무리 정우람을 출장명단에서 제외했다. 유일한 세이브 기회마저도 날아갔고, 팀은 허무하게 끝내기 역전패를 당해야 했다. 
정우람의 개점휴업이 한화 마운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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