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이대호 ML 첫 홈런, 그 특별한 의미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4.09 14: 07

'한국산 대포'들인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와 박병호(30. 미네소타 트윈스)가 나란히 홈런포를 날렸다. 같은날 KBO리그 출신 한국인 타자의 위용을 보이면서도 각별한 의미가 담긴 데뷔 첫 홈런이었다. 
이대호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홈경기 두 번째 타석에서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에 앞서 박병호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코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원정경기 네 번째 타석에서 솔로포를 터뜨렸다. 
먼저 박병호는 2-2로 팽팽한 7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호아킴 소리아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132m짜리 솔로포를 가동했다. 데뷔 7타석만에 나온 첫 대포였다. 곧바로 이대호에 의해 한국인 최소타석 홈런기록을 깨졌지만 기다리고 기다렸던 귀중한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는 모습이다. 이미 시범경기에서 거포 능력을 입증해 무사히 25인 로스터에 입성했고 개막전에서 1안타를 날려 신고식을 했다. 이날 대포까지 날려 자신을 입지를 든든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지명타자로 출전해왔다. 대포능력을 보여야 하는데 딱 마침 한 방이 터졌다.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8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한 이대호는 0-2로 뒤진 5회말 서켐프의 2구 직구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데뷔 3경기째 5타석만에 나온 첫 안타 첫 홈런이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타자(국적기준) 가운데 가장 빠른 것이다.
시애틀 홈 개막전 구장을 가찾은 홈팬들 앞에서 강렬한 신고식을 했다. 팬들은 이대호의 홈런이 터지자 환호작약했다. 동료들도 세이프코 필드 정규시즌 첫 홈런을 날린 이대호에게 경의어린 축하를 보냈다. 이 홈런을 앞세워 시애틀은 두 점을 빼내 승부의 균형을 맞추었다. 팀이 지는 경기에서 흐름을 되돌려 놓은 귀중한 홈런으로 작용했다.
자신의 존재감을 격상시킨 홈런이었다. 계약 당시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신분으로 계약했다. 시범경기에서 로스터에 들지 못하면 마이너행 혹은 한국 또는 일본으로 복귀하는 계약이었다. KBO리그 MVP이자 일본시리즈 MVP 출신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절치부심 체중을 감량하면서 메이저리거들과 경쟁을 벌여 당당히 승리했다. 개막 이후에도 플래툰시스템 때문에 붙박이는 아니었다.결정적인 찬스에서 대타로 나섰지만 헛스윙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샀다. 그러나 선발출전한 홈 개막전에서 막힌 가슴을 뻥 뚫어버리는 홈런포를 날려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한국이 자랑하는 두 거포의 동반 홈런은 국내 팬들에게도 기분좋은 뉴스가 아닐 수 없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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