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우(27, LG)가 LG의 4번 고민을 깨끗하게 해결했다. 전 타석 출루의 맹활약으로 양상문 감독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LG는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바로 4번 타자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맹활약을 펼치고 있었던 이병규가 이날 경기에 뛸 수 없었다. 양상문 감독은 "오늘 우리 4번 타자가 경기에 못 뛴다. 전날 베이스러닝을 하다 무릎쪽이 살짝 좋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전형적인 거포 요원이 없어 4번 타자감을 찾기 쉽지 않은 LG의 새 4번은 서상우였다.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도 가능성이 있었으나 양 감독은 서상우 4번 구상을 밀어붙였다. 서상우는 8일 인천 SK전에서 올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리며 감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서상우는 이날 더할 나위 없는 경기를 펼쳤다.

4번의 중압감은 없었다. 차분하게 공을 골랐고, 날카롭게 배트를 휘둘렀다. 첫 타석이었던 1회 1사 1,2루에서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비록 히메네스의 병살타로 기회는 무산됐지만 서상우의 선구안이 SK 배터리를 괴롭혔다.
두 번째 타석이었던 0-3 4회 무사 1루에서는 2루타를 터뜨려 추격의 다리를 놨다. 좌익선상으로 빠져 나가는 코스가 좋은 타구였다. 침착하게 결대로 밀었다. 1-3으로 뒤진 6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다시 볼넷을 골랐다. 이번에는 히메네스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으로 서상우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3-3으로 맞선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SK 두 번째 투수 채병룡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터뜨렸다. 볼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도 4구째 빠른 공이 가운데로 몰리자 지체 없이 배트를 돌려 날카로운 안타를 만들어냈다. 비록 팀은 졌지만 서상우의 활약은 위안이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