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SK의 마무리로 돌아온 박희수(33, SK)가 673일 만에 세이브를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박희수는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세이브를 올렸다. 올 시즌 두 차례 등판에서 무실점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좀처럼 세이브 상황이 찾아오지 않았던 박희수는 이날 박빙의 승부에서 LG의 추격을 저지하며 마지막 순간 하이파이브 투수가 됐다.
까다로운 타자인 대타 이병규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낸 박희수는 역시 대타로 나선 정상호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고 투아웃 고지를 밟았다. 이어 정주현에게 볼넷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양석환을 차분하게 처리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2013년과 2014년 SK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박희수는 2014년 6월 이후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모습을 감췄다. 1년이 넘는 재활 끝에 지난해 여름 1군에 돌아온 박희수는 마무리가 아닌 중간에서 뛰며 감을 조절했다. 올 시즌 마무리 경쟁에서 우선 낙점을 받은 박희수는 이날 세이브를 기록하며 팬들 앞에 무사귀환을 신고했다.
박희수의 마지막 세이브는 2014년 6월 6일 인천 롯데전으로 당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기준으로 무려 673일 만의 세이브다.
박희수는 경기 후 담담한 표정으로 "우선 팀의 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첫 세이브 상황에 긴장감 보다는 기분 좋은 마음으로 올라가 잘 마무리한 것 같다"라면서 "시범경기 때 결과가 좋지 않아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게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 계기가 됐다. 마무리로서의 부담감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