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힘!, 불펜 지키는 노익장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4.10 06: 05

 말 그대로 '노익장(老益壯)이다.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는 베테랑 불펜 투수들이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KIA 최영필(42), 롯데 정대현(38), 두산 정재훈(36)이 그들이다. 세 선수는 9일까지 나란히 평균자책점 '제로(0)'를 기록하면서 팀 불펜의 핵심 자원이다.
#최영필-역대 최고령 세이브

최영필은 9일 KBO리그 역대 최고령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9일 수원구장에서 kt와의 경기에서 팀이 6-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했다.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팀 승리를 지키고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다.
종전 기록(최향남, 41세 5개월 9일)을 5개월 가량 넘는 역대 최고령 세이브(41세 10개월 27일)를 달성했다. 본인은 몰랐다. 경기 후 최영필은 “전혀 몰랐었다. 지금 팀이 서로 분업하는 마무리 체제인데, 그래서 세이브 기회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세이브는 2013년 SK 시절 이후 처음. 지난 2년간 KIA에서 뛰면서 불펜에서 홀드(2014년 14개, 2015년 10개)만을 기록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 윤석민이 선발로 전환한 이후 팀 마무리를 붙박이로 정하진 않았다. 심동섭, 곽정철, 최형필, 김광수 등 불펜을 상황에 따라 돌아가면서 맡긴다는 복안이다. 덕분에 최영필에게 역대 최고령 세이브 기회가 생긴 것이다. 최영필은 2경기 2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정대현- 홀드 공동 1위
롯데 정대현(38)은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와 함께 3홀드를 기록 중이다. 팀 동료 이명우, 이보근(넥센) 등과 함께 홀드 공동 1위다.
정대현은 9일 삼성전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장했다. 3-2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등판해 볼넷 하나를 내줬지만 주자의 도루 실패와 범타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경기 중반 박빙의 상황에서 위기의 근원을 차단했다.
롯데가 지난 겨울 FA 손승락과 윤길현을 영입하면서 정대현의 보직에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셋업맨으로 활약한 정대현은 등판하는 이닝이 빨라지고 있다. 불펜에서 선발 투수 이후의 6~7회 위기에서 등판해 불을 끄는 역할이다. 8회 윤길현-9회 손승락으로 연결해주는 임무. 현재까지 4경기 2이닝 무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맡은 역할을 120% 수행하고 있다. 지난 2일 넥센전에서 만루 상황에서 등판해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것은 옥에 티.
#정재훈- 1년만의 친정 복귀
정재훈은 1년만에 다시 두산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2014년말 FA 장원준의 보상 선수로 롯데로 이적한 그는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아 다시 베어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롯데에서 제대로 뛰지 못한 그는 두산으로 오자마자 불펜에서 중용되고 있다. 롯데에선 10경기 6⅓이닝 평균자책점 7.11을 기록한 채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내야 했다. 무엇보다 2003년 입단해 12년을 뛴 두산을 떠난 사이 친정팀은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불펜이 허약한 두산에서 정재훈의 역할은 중요하다. 팀의 고참으로 후배들을 이끌 뿐만 아니라 마운드에서도 좋은 모습으로 솔선수범하고 있다.
2일 대구 삼성전(1⅔이닝 3탈삼진 무실점), 5일 잠실 NC전(1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8일 넥센전(1이닝 1피안타 무실점)에서는 홀드를 기록했다. 연장 승부를 펼친 9일 넥센전에서 연장 11회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4경기 6⅓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정재훈을 마운드에 올리면 편안하다. 점수를 주건 안 주건 계산이 되고 편하게 공을 던진다"고 칭찬했다. 정재훈은 "두산에 돌아와 마음이 너무 편하다"며 "예전에는 우타자 승부가 조금 어려웠다. 최근 좌타자 상대로 던지는 커터를 우타자에게도 승부한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사진] 왼쪽부터 KIA 최영필, 롯데 정대현, 두산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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