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마산 관중 오물에 다칠 뻔
이튿날 NC 단장이 직접 찾아 사과
한화 캡틴 정근우(34)는 지난 8일 마산 NC전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경기 중 자칫 오물에 맞을 뻔했다.

한화가 2-5로 뒤진 7회초 2사 1·2루 찬스. 타석에 들어선 정근우는 NC 투수 재크 스튜어트의 2구째를 기다리면서 승부에 집중했다. 그런데 그때 난데없이 정근우의 시선 앞에 웬 물체가 날아들었다. 화들짝 놀란 정근우는 타석에서 물러선 뒤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마산구장 3루 관중석 꼭대기 조명탑 전구가 깨지며 유리 파편이 흩어졌고, 이에 한 여성 관중이 맞았다. 여성의 남편이 흥분한 나머지 홧김에 페트병을 그라운드에 던진 것이다. 이 관중은 즉시 퇴장 조치돼 경찰서로 연행됐다.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지만 경기가 중단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NC 구단도 9일 배석현 단장의 이름으로 오물 투척 사고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NC는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부끄러움을 느낀다. 한화 선수단과 팬들에게도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경고 문구 및 안전 요원을 추가 배치하고, 향후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NC의 사과는 그저 사과문 한 장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화 선수들이 타격훈련을 시작할 때쯤 NC 배석현 단장이 박보현 운영팀장과 함께 조심스레 배팅케이지 근처로 향했다. 이어 정근우를 만나 전날 일에 직접적으로 사과 의사를 표했고, 정근우도 진심 어린 사과를 기분좋게 받았다.
정근우는 "NC 단장님께서 미안하다고 직접 사과를 하셨다"며 "야구를 하다 보면 한두 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페트병을) 보고 피한 게 아니라 떨어진 다음 몸을 피했다. 처음에는 뭔가 싶었지만 몸을 안 다쳤으니 다행이다.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상대 선수를 찾아 직접 사과한 배석현 단장은 "별다른 의미 없다. 사과 차원에서 한 것이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진심 어린 사과를 통해 마산구장 안전 관리에도 더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waw@osen.co.kr